'독립신문'에 승전보 전한 청년장교 김훈 스토리 발굴
배우 박호산, 하준, 오만석 등 참여하여 당시 상황 재현
15일 오전 11시 KBS 1TV서 새로운 시각으로 재조명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우리 북로군정서의 종군 장교로 실전에 참가해 뛰어난 공로를 거두고 돌아온 김훈 씨는 친히 그 경과한 사실에 대하여 말하였다.' -'독립신문'(제96호, 1921.3.1)에 실린 '북로아군실전기'중에서.
청산리 전투를 승리로 이끈 김좌진 장군은 스무살의 청년 장교 김훈에게 "청산리를, 청산리에서 싸운 독립군을, 우리의 승리를 세상에 알려라"라고 명령을 하달한다. 종군 장교 김훈은 상해 임시정부를 향해 달려가서 청산리 전투의 승리를 세상에 알린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KBS 1TV 광복절 특별기획 '청산리:전투의 재구성'. 2024.08.14 oks34@newspim.com |
KBS 1TV가 광복절 특별기획으로 마련한 '청산리: 전투의 재구성'(15일 오전 11시)이 방영된다. 배우 박호산, 하준, 오만석 등이 출연하여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재현한 다큐멘터리다. 청산리 전투가 처음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된 건 상해 임시정부가 발간한 독립신문 제88호(1920.12.25)의 기사를 통해서였다. 이후 독립신문은 독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1921년 3월의 '북로아군실전기'에 이르기까지 몇 차례의 후속 기사를 보도한다.
북만주의 청산리에서 중국 남쪽 상해까지는 수천 킬로미터의 거리다. 과연 우리 독립군의 전투 정보는 어떻게 상해까지 자세하게 전달된 것일까? 그 시작에 북로군정서 총사령관 김좌진 장군과 스무 살 종군 장교 김훈이 있다. 김좌진의 마지막 명령이 담긴 전투상보를 품고 상해까지 일본군의 눈을 피해,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며 달려간 청년 김훈이 있었다. 그가 독립신문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한 내용이 바로 '북로아군실전기'라는 2회의 기사인 것이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KBS 1TV 광복절 특별기획 '청산리:전투의 재구성'. 2024.08.14 oks34@newspim.com |
이 프로그램은 북로군정서의 독립전쟁 준비를 지켜보았고 격전의 현장에 직접 참전했던 김훈의 목소리를 통해 청산리 전투의 히스토리를 생생한 UHD 영상으로 펼쳐낸다. 박환 수원대 사학과 명예교수는 "김훈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무장투쟁의 대표적인 인물"이라면서 "청산리 독립전쟁이 단순한 소문이나 풍문이 아니라 역사의 기록으로서 새롭게 부활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 바로 김훈"이라고 평했다.
제작진은 그동안 청산리 전투를 다룬 다큐멘터리에서 조명되지 않았던 '종군 장교 김훈'의 존재를 발굴했다. 신흥무관학교 출신으로 북로군정서 사관 연성소의 교관이 된 김훈은 김좌진이 지휘한 북로군정서 부대의 군사 양성과 무기 확보 등 독립전쟁 준비 과정은 물론 청산리 전투에도 참전한 핵심 인물이다. '청산리: 전투의 재구성'은 바로 그 김훈이 상해에서 임시정부 기관지인 독립신문 기자들을 만나 자신이 겪은 독립전쟁의 준비 과정과 청산리 전투 격전의 현장을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풀어낸다. 수치와 정보의 나열이 아니라, 누가, 어디서, 언제, 무엇을 했기에 청산리의 승리가 가능했는지를 생생한 '타임라인 스토리'로 전달하는 것이다. 이는 역사가 스포일러인 청산리 전투의 긴장감을 '김훈'이라는 실존 인물을 통해 유지하기 위한 연출이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KBS 1TV 광복절 특별기획 '청산리:전투의 재구성'. 2024.08.14 oks34@newspim.com |
배우 박호산(김좌진 역), 하준(김훈 역), 오만석(독립신문 기자 역), 김강현(독립신문기자 역)이 출연하여 역사적 사실을 리얼하게 재현해 냈다. 배우들은 이번 다큐멘터리의 기획의도에 공감하여 흔쾌히 출연을 결정했으며, 마치 역사 속의 그 인물이 된 듯한 열정으로 열연을 펼쳤다. 배우 하준은 차분한 목소리의 증언 내레이션으로 신뢰성을 더하는 동시에 청산리 전투의 타임라인 전개 과정을 소개하며 극적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인다.
'청산리: 전투의 재구성'은 승리한 전투라는 결과와 사상자 수 등 전과에 주목했던 기존의 작품들과는 조금 다르게 접근한다. 독립군의 무기 확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망명 체코군단의 존재와 독립군 사관학교였던 북로군정서 사관 연성소의 존재가 드러나도록 했다. 또한 독립군에게 군자금을 지원하고, 무기를 운반해 주고, 심지어 주먹밥을 만들어 전장까지 날랐던 동포들의 헌신도 조명한다, 청산리 전투는 결코 독립군들만이 싸운 전투가 아니었다. 독립에 대한 뜨거운 열망을 간직한 동포들이 제2의 독립군으로 함께 싸운 모두의 전투이고 승리였다. oks3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