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이번주 내 배터리 제조사 공개
BMW도 검토 중…수입차 브랜드 "법규화되면 물론 공개 검토"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잇따른 전기차 화재로 소비자들 사이에 공포감이 확산되자 현대자동차가 전기차(EV) 배터리 제조사를 전면 공개했다. 기아 역시 이번주 내로 배터리 제조사 공개에 나서면서 정부 차원의 배터리 제조사 공개 의무화 추진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현대자동차가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한 전기차 차종별 배터리 제조사 현황. [사진=현대차 홈페이지 갈무리] 2024.08.12 beans@newspim.com |
현대차는 지난 9일 '현대자동차 전기차 차종별 배터리 제조사 현황'을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소비자와 적극 소통에 나섰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코나 일렉트릭' 2세대에 중국 CATL 배터리를 쓴 것 외에는 모두 국내 배터리 제조사인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 제품이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이번에 제조사 정보를 자발적으로 공개했다. 지난 1일 인천 청라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서 있던 벤츠 전기차에 난 불이 대형 화재로 확산하면서 소비자들의 전기차에 대한 공포감이 폭발적으로 확산된 탓이다. 화재 차량에는 중국 파라시스의 배터리가 들어가 있었는데 배터리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었다.
현대차는 "기존에도 언론이나 고객 문의가 있을 시 배터리 정보를 공개했는데 이번 사건으로 문의가 많아 접근성을 더 높인 차원에서 아예 홈페이지에 전면 공개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원 내 배터리 제조사 의무화 될까…수입차 "법규화 시 대응"
국내 완성차 업계 중 가장 발빠르게 대응에 나선 현대차·기아의 공개 방침과 오늘 열릴 전기차 화재 관련 긴급 회의는 타 완성차 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산차 중에서는 기아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이번주 내 배터리 제조사를 전면 공개할 예정이다. 국내 수입차 1위 브랜드인 BMW 공개 방식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으나 역시 제조사 공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12일 환경부 차관 주관으로 국토부, 산업통상자원부, 소방청 등 관계 부처가 참여하는 전기차 화재 관련 긴급회의에서는 배터리 제조사 공개 여부를 중심으로 지상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를 유도하는 방안 등 화재 예방에 대한 내용이 다뤄질 예정이다.
당초 국토교통부는 2025년 2월 '전기차 배터리 인증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벤츠 전기차 화재 이후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시점을 앞당겨 배터리 제조사 공개 여부를 먼저 논의하기로 한 것이다.
배터리 제조사 공개 여부가 의무화될 경우 소비자들은 제원 내에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함께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는 차량의 크기와 무게, 최대 출력, 전비, 배터리 용량 등만 의무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벤츠를 포함한 수입차 브랜드들의 대응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수입차 브랜드들은 본사 방침대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배터리 제조사 공개가 법규로 지정될 경우 국내 법상 대응을 달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입차 브랜드들은 지금까지도 배터리 제조사를 완전히 '비공개'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글로벌 배터리사들의 제품들을 여러가지 혼용하고 있기 때문에 한 군데의 배터리사만 언급하기 보다는 다양한 배터리사의 제품을 공개한다고 소통해온 것"이라며 "국내 법규가 변화한다면 그에 맞게 공개 방침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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