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은정 기자 =한솔제지의 2분기 영업이익이 대폭 축소됐다. 환경사업 부문에서 발생한 공사 미수금을 대손 처리하면서 발생한 비용이 반영된 탓이다. 반면 제지사업 부문에선 '어닝서프라즈' 수준의 실적을 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5629억7000만원, 영업이익이 50억72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6.6% 증가, 영업이익은 66.6%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95억4000만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사진=한솔제지] |
회사 측은 이에 대해 "상반기 한솔제지 제지 부문의 영업이익은 900억 수준의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으나 환경사업 부문에서 대손 이벤트가 일시적으로 발생하면서 이익이 감소했다"며 "다만 환경사업 부문의 리스크는 반기를 지나면서 거의 마무리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환경사업본부가 시공사로 참여한 물류센터 공사에서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금융환경 악화로 공사 미수금을 회수하기 어려워지며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한솔제지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감열지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현재 국내 감열지 시장 수요의 약 85~90%를 공급하고 있으며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유럽, 남미 등 다양한 지역에 감열지를 수출하고 있다.
감열지는 열에 반응하는 종이다. 영수증, 택배 라벨지나 로또 용지, 콘서트 같은 공연과 운동경기 입장권 등을 만드는 데 주로 쓰인다. 보관 기간이 길고 정보 보존성이 높아 일반 인쇄용지보다 약 50% 비싸게 팔리는 '고부가가치 지종(紙種)'이다.
한솔제지는 국내 시장에서 라벨 용지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강화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다양한 산업 분야 및 기업들과의 협업을 추진해 수익성 제고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해외시장에서도 북미시장 라벨 용지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주력할 계획이다. 해외 시장은 특히 환율, 환차익에 따른 수익성이 크다.
한솔제지는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절반에 달해 대표적인 고환율 수혜업종으로 꼽힌다.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고환율에 따른 수익이 커지기 때문이다. 환율이 오르면 같은 물건을 팔아도 더 많은 돈이 들어오는 환차익으로 생기는 효과가 더 크다.
한솔제지는 친환경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셀룰로오스 미세섬유 제조 기술을 확보하고 제품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새로운 먹거리인 바이오가스 사업도 순항 중이다. 바이오가스는 하수 찌꺼기나 분뇨, 음식쓰레기 등 유기성 폐자원이 공기가 없는 상태에서 미생물에 분해되며 만들어지는 가스다. 내년부터 관련 법 시행으로 지방자지단체에선 바이오가스화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한솔제지는 디지털 전환(DX)을 통한 생산성 증가와 원가 경쟁력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국내 제지업계 최초로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했다.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한솔제지는 장항, 대전, 천안, 신탄진 등 각 공장 내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전력 및 스팀 사용량, 설비 온도 등 10만여 개의 데이터 소스를 하나의 플랫폼에 저장하고 관리한다. 각 생산 공정에서 발생한 정보를 관리하는 데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사용된다.
회사 측은 하반기 국내외 사업 부문에서 안정적인 매출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솔제지는 수출시장에서의 지속적인 선점 및 고부가가치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해 수익을 유지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다만, 하반기는 상반기에 비해 펄프 등 원재료 가격 상승 및 해상 물류비용이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향후 제지부문의 실적 호조세를 이어감으로써 평년 수준의 영업이익을 회복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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