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집회·시위 자문위원회 정기회의
위원들, 1인시위 소음 관리 규정 마련에 대체로 긍정적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경찰이 소음 등과 관련한 규정이 마련되지 않아 사각지대에 있는 1인 시위에 대해 관리 방안 마련에 나선다.
1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달 '2024년 상반기 집회·시위 자문위원회 정기회의'를 열고 관련 방안 등을 논의했다.
자문위원회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에 근거한 법정 위원회로 지난 2004년에 도입됐다. 각급 경찰관서에 설치되며 변호사, 교수, 시민단체 관계자 등을 위원으로 구성해 매년 반기별 1회씩 정기회의를 개최한다.
위원회에서는 일부 1인 시위에서 과도한 소음으로 인한 시민들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집시법에 관리 규정을 두는 방안에 대체로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대한의사협회 주최로 열린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03.03 mironj19@newspim.com |
현재 집시법상에서 집회와 시위는 여러 사람이 공동의 목적을 갖고 행동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어 1인 시위는 집회와 시위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러다 보니 집회와 시위와 달리 신고 의무도 없는데다 확성기 등을 사용해 소음을 유발하더라도 경찰이 제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다수인이 1명씩 간격을 유지해 진행하는 '인간 띠 잇기'나 릴레이 시위 등 변형된 형태의 1인 시위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대법원에서는 이러한 형태의 1인 시위를 집시법상 옥외시위에 해당한다고 선고한 바 있다.
실제 현장 경찰들은 집회, 시위에서 발생하는 소음 등과 관련한 시민들의 민원이 적지 않지만 제지할 수단이 마땅치 않아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1인 시위는 집시법 등에 관련 규정이 없다 보니 경범죄 처벌법과 경찰 직무집행법에 근거해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강제력이 없다 보니 적극적으로 제지하기가 어렵다는 의견이다.
서울 지역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회사나 주거지 인근에서 확성기를 이용해 1인 시위를 해 시끄럽다며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현장에 나가더라도 강제력으로 집행하거나 제지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보니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1인 시위 관련 규정을 마련하려면 집시법 개정이 필요하다. 경찰은 지난해 대통령실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한 공공질서 확립 TF에서 논의된 내용과 헌법재판소 결정이나 대법원 판례 등과 각계 의견을 바탕으로 집시법 개정 추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지난해 9월 공공질서 확립 TF에서 나온 권고안 등을 바탕으로 확정된 '집회·시위 문화 개선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방안에는 밤 12시부터 오전 6시까지 심야 집회를 금지하고, 소음 측정 기준을 바꾸고 장소와 시간대별 기준을 낮추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야간 집회 제한은 집시법 개정 사항이어서 지난 국회 법안을 제출했으나 집회 시위의 자유 축소 우려 등을 이유로 통과되지 못했다. 반면 소음 기준은 시행령 개정 사항이어서 개정에 이르렀다.
경찰 관계자는 "자문위에서 관련 논의가 있었으나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온 것은 아니다"면서 "1인 시위 관리 규정을 마련하려면 집시법 개정이 필요하고, 집회·시위의 자유 축소 우려도 있는 만큼 각계각층의 논의를 거쳐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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