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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강력해진 '노란봉투법'...뜯어보니

기사입력 : 2024년07월26일 06:37

최종수정 : 2024년07월26일 06:37

사용자 범위 원청 확대…손해배상 청구권 금지
경제계 "불법 파업 조장·기업 경쟁력 약화 우려"
법조계 "법치국가 원리 위배, 매우 큰 특혜 부여"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소위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거대 야당을 등에 업고 더 강력해진 내용으로 돌아왔다. 

사용자 범위를 사실상 원청까지 확대했고, 근로자가 아닌 자도 노조가입을 허용해 문턱을 낮췄다. 또한 단체교섭·쟁의행위 뿐만 아니라, 이 외의 노동조합 활동에도 손해배상청구를 금지해 사실상 모든 노동조합 활동에 책임을 묻지 않도록 했다.  

이에 대해 정부·여당, 경영계는 강력 반발에 나섰다. 노란봉투법이 불법 파업을 조장하고,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법조계도 법치주의의 원리에서 벗어난다며 문제 삼았다.  

◆ 국회, 이달 중 본회의 열고 노란봉투법 통과…법사위 통과만 남아

25일 국회에 따르면, 야당은 이르면 이달 중 국회 본회의를 열고 노란봉투법 통과를 계획 중이다.

당초 이날 예정된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 통과를 계획했지만, 법제사법위원회 단계를 남겨 놓으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앞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달 20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단독으로 전체회의를 열고 노란봉투법 본회의 상정을 의결한 바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안호영 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4.06.28 leehs@newspim.com

야당이 이번에 추진하는 노란봉투법은 ▲노동조합 범위 확대 ▲손해배상 청구 제한 ▲사용자의 불법행위에 대한 정당방위 시 배상 책임 면제 ▲사용자의 배상 책임 면제 등의 내용이 새롭게 담겼다(아래 표 참고).

우선 기존의 '노조법 제2조 제4호(노동조합 범위 확대)'에 명시된 노조가입자 제한요건을 삭제해 근로자가 아닌 자도 노조 가입을 허용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해고 근로자나, 현행법상 근로자가 아닌 배달 기사 등 플랫폼 종사자도 노조에 가입이 가능해진다. 

또한 '노조법 제3조 제1항(손해배상 청구 제한)'에 명시된 손해배상 청구 제한 범위를 더욱 확대했다. 현행법에는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의 경우 배상청구 금지'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번 개정안에는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 그 밖의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인한 손해의 경우 배상청구 금지'로 적시해 '그 밖의 노동조합의 활동'을 추가했다.

즉 노동조합이 합법적으로 벌이는 단체교섭이나 쟁의행위 외에 노동조합 가입 신청서를 받기 위해 원서를 돌리는 행위, 회사 운영 등에 이의를 제기하고 1인 피켓팅을 하는 행위, 새로운 노동조합 임원을 뽑기 위해 공장을 돌아다니면서 선거운동을 하는 행위 등 모든 조합 활동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 밖에도 '노조법 제3조 제2항'을 신설해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등 불법행위를 방어하기 위한 노조의 쟁의행의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손해를 가한 경우 배상책임을 제한했다. 또 '노조법 제3조의2' 신설에 따라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 그 밖의 노동조합의 활동에 따른 노동조합·근로자의 손해배상 면책 특권을 줬다. 

◆ 정부여당·경영계, 노조법 개정안 저지 사활…"노조·파업공화국 전락"

야당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노란봉투법에 대해 정부·여당과 경영계는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우선 야당의 독단 행동에 여당은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노란봉투)법이 통과되면 국가가 불법 파업을 마음껏 해도 된다는 시그널을 주게 되는 것"이라며 "불법 파업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기업의 투자는 더욱 위축될 것"이라며 법안 통과에 반대했다.

특히 그는 "불법 파업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사실상 봉쇄하는 법안이며, 법적으로 허용하는 쟁의의 내용과 범위를 대폭 확대해서 정치 파업, 상시 파업의 길을 열겠다는 법안"이라며 "한마디로 파업 불패의 세상을 열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지난 2022년 9월 법무부 장관 당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노조법 제2·3조 개정 요구에 대해 "핵심은 특정 사람들과 단체에 있어서는 민사상 불법행위를 해도 책임을 면제해 준다는 것"이라며 "헌법상 평등권 문제가 있어 반대한다"고 답변한 바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14차 본회의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 재의의 건에 대한 이유설명을 하고 있다. 2023.12.08 leehs@newspim.com

정부와 경영계 역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며 여당에 힘을 실어줬다.

이정식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통과되자 즉시 입장문을 내고 "오늘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의결한 개정안은 노동조합법의 목적과 정신에 명백히 위배된다"면서 "개정안이 시행된다면 무분별한 단체교섭과 쟁의행위로 인해 산업현장은 극심한 갈등과 혼란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그 피해와 불편함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노조법 통과 시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게 될 경영계는 그야말로 노조법 개정안 저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상근부회장은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 경총회관에서 노조법 개정안 반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조합법 개정안이 현실화되면 대한민국이 그야말로 노조공화국, 파업공화국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자영업자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노동조합을 조직해 거의 모든 의제에 대해 자신들이 원하는 상대에게 교섭을 요구하고 파업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노조법 개정안은 노사관계를 파단에 이르게 함은 물론 헌법과 민법의 기본 원리, 심지어 우리가 지난 수십 년간 쌓아온 노사관계 법률 체계를 뒤흔들어 전체근로자와 미래세대의 일자리까지 위협하는 악법"이라고 강조했다. 

황용연 경총 노동정책본부장은 "노조법 개정으로 기업의 경영활동을 침해하는 상황이 벌어질 여지가 충분하다"면서 "국회에서 마지막 표결이 진행될 때까지 저희 경제계는 다양한 방법으로 의견을 지속적으로 전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이 25일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열린 노조법 개정안 반대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06.25 choipix16@newspim.com

법조계 역시 야당이 주장하는 노란봉투법이 법치국가의 원리에 위배된다며 문제 삼았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란봉투법은) 불법 쟁의 행위, 불법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엄격하게 제한해서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책임을 묻지 않도록 하고, 예외적으로만 손해배상 책임을 묻도록 해놨는데 크게 세 가지 관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박 교수는 "우리가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법치국가인데, 법치국가에서 타인의 권리나 재산을 침해하면 거기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며 "거기에 대한 면책이라고 하는 것은 매우 큰 특혜고, 법치주의 원리에 비춰 본다면 참 용납하기 어려운 특혜"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모든 권리는 법과 원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그 범위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이고, 마땅한 책임의 기반 위에서 행사할 수 있는 것"이라며 "다른 국민들의 일상적인 활동과 비교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박 교수는 "노동 쟁의행위를 하더라도 아무런 책임이 없다면 사실 무제한적인 쟁의행위도 가능한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기업 활동이나 시민의 대외 신뢰도 등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것이고, 결국은 기업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j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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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제한' 인터넷은행·2금융권으로 확산 조짐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따라 제2금융권으로까지 대출 풍선효과가 확산되면서 주택담보대출 제한이 인터넷전문은행과 외국계은행을 넘어 2금융권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제2금융권까지 주담대 제한이 확산되면 대출 실수요자들은 지금보다 더욱 자금 확보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은 이날부터 주담대 금리를 0.2%포인트(p) 일괄 인상하기로 했다. SC제일은행의 주담대 최저 금리는 3.64%로, 주담대 금리를 조정해 인상한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앞서 카카오뱅크도 지난 3일부터 주택구입목적의 주담대 대상자를 '무주택자'로 제한했다. 최장 50년이던 주담대 대출 기간은 30년으로 축소했고,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는 1억원으로 제한했다. 시중은행들이 금리 인상에 이은 비금리 방식의 주담대 제한에 나서자 대출 수요가 몰릴 것을 대비해 외국계은행과 인터넷은행이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들이 대출 억제를 위한 초강수 대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대출 수요가 지방은행 뿐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 외국계은행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 역시 은행권 대출 절벽을 피해 최근 대출 수요가 몰리는 곳 중 하나다. 지난달 말 기준 삼성, 한화, 교보 등 3개 대형 생명보험사의 주택 관련 대출잔액은 30조6080억원으로 7월 말 30조2248억원 대비 3832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은 전날부터 보험업권 중 처음으로 수도권 주담대의 경우 기존 주택 보유자에 대해 주택 구입 자금을 제한하기로 했다. 원금을 일정 기간 이후부터 갚는 거치형 대출 취급도 전면 중단했다. 지난달 28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권 간담회 이후 발표한 것으로 당국과의 교감 속에 제2금융권으로의 대출 '풍선효과' 우려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이복현 금감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개최된 '가계부채 관련 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 간담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금융당국의 은행권 가계대출 억제 압박에 실수요자의 피해 우려가 제기되자 애로사항을 듣는 자리를 마련한 가운데, 대출 실수요자의 애로사항과 금융권·부동산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했다. 2024.09.04 yym58@newspim.com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4일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에서 "보험, 상호금융 등 아직 대출 규제가 느슨한 제2금융권으로 풍선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최근에는 대출 정보의 유통속도가 빨라 금융회사 간 대출수요가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 우려도 크다"며 "은행권 뿐 아니라 보험, 중소금융회사 등 전 금융권이 합심하여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주담대 제한은 삼성생명에 이어 다른 보험사와 상호금융업권 등 여타 제2금융권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높다. 전 금융권이 비슷한 수준으로 규제를 강화하지 않으면 대출 수요가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충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지난달 27일 가계부채 현황 브리핑에서 "아직 다른 업권으로 대출이 몰리는 풍선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고, 현재까진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라면서도 "이상징후가 발생하면 현장검사 등을 통해 지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보험업권과 상호금융의 가계대출 증감과 함께 선행지표인 대출 신청 건수를 하루 단위로 점검하고 있다. y2kid@newspim.com 2024-09-0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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