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경제 경제정책

속보

더보기

정부, 40년 만에 최저임금제 손본다…정부 주도 결정방식 필요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정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착수…제도·운영방식 개선
전문가 "노사 참여 방식 갈등만 야기…전문가 중심 논의"
"최종 결정은 공익위원의 몫 …정부의 책무성 강화해야"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고용노동부가 1988년 '최저임금 제도' 도입 이후 수십 년간 고착화된 최저임금 결정체계를 전면 손질하기로 했다.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최저임금법이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고, 노사 갈등만 증폭시킨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다만 정부는 이번 개편 논의 과정에 신중을 기할 방침이다. 앞서 한 차례 실패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고용부는 지난 2019년 최저임금 '결정체계 이원화'를 주요 골자로 하는 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지만, 노사 양측의 거센 반발에 막혀 국회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개편방안으로 크게 결정구조 및 결정기준을 손봐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그동안 정권 입맛에 따라 최저임금 인상률이 등락을 거듭한 만큼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예측 가능한 결정기준 산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 주도의 최저임금 결정체계를 주장하기도 한다. 정부가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반영해 최저임금을 결정하고, 그에 따라 책임도 감수하는 구조다.  

◆ 정부, 1988년 최저임금 첫 도입 후 40년 만에 손질

23일 최저임금위원회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고용부는 내년 최저임금 고시(8월 5일) 이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논의체를 구성해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을 위한 본격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이인재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가운데)이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임위 제2차 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6.04 jsh@newspim.com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필요성은 내년 최저임금 결정 직후 최임위 내부에서 촉발됐다. 이인재 최임위 위원장은 내년 최저임금 수준 논의를 위한 올해 첫 번째 전원회의에서 노사 합의에 의한 결정을 약속했다.

하지만 서로 간 입장만 확인하다 노사 합의는 불발됐고, 공익위원이 정한 '심의촉진 구간' 내에서 노사가 희망하는 수준을 정해 최임위 위원 27명(노·사·공 각각 9명씩) 전원이 투표하는 방식으로 결정됐다.

이인재 최임위 위원장은 지난 12일 내년 최저임금을 '시급 1만30원'으로 결정한 직후 간담회를 갖고 "지금의 최저임금 결정 시스템으로는 합리적 생산적인 논의가 진전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고용부를 중심으로 제도 개편에 대해 심층 논의와 후속조치가 있었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최임위 위원장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최저임금제도 개편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이정식 고용부 장관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 장관은 사흘 뒤인 지난 15일 최저임금 제도개선 관련 입장문을 내고 "국가의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과정이 마치 개별 기업의 노사가 임금 협상을 하듯 진행돼 소모적 갈등과 논쟁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에 최저임금 결정구조, 결정기준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돼 왔고 이를 반영해 본격적인 제도와 운영방식 개선 논의를 시작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 고시 이후 전문가와 현장 등이 참여하는 논의체를 구성해 저임금 근로자와 영세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심도 있게 고민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이 이뤄진다면, 1988년 최저임금 제도 도입 이후 40여 년 만이다. 그동안 최저임금 결정구조 및 결정기준을 놓고 비판이 쏟아졌지만, 개편 논의는 부진했다. 더욱이 매년 최저임금 논의 과정에서 노사 합의를 전제로 했지만, 1988년 제도 도입 이후 노사 합의로 결정된 건 7번에 불과하다. 최근 몇 년간은 노사 합의를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노사간 대립이 치열했다.  

다만 정부는 이번 개편 과정에 어느 때보다 신중을 기할 방침이다. 결정방식 및 결정기준 등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을 위해서는 '최저임금법' 개정이 필요한데, 여야 간 대립 구도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정부가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년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업종별 차등적용 여부를 놓고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황이라 시기적으로도 좋지 않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제10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4.07.11 jsh@newspim.com

더욱이 고용부는 지난 2019년 문재인 정부 당시 이미 한 차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을 추진하다 실패한 경험이 있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결정체계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고,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고용·경제상황'을 추가하는 개편 최종안을 발표했다.   

결정체계 이원화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구간설정위가 최저임금 심의구간(상·하한선)을 설정해 주면 노·사·공익위원이 참여한 결정위에서 최저임금을 정하는 방식이다. 또 결정 기준 개편안은 현행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고용에 미치는 영향, 경제성장률 포함 경제상황'을 추가했다.  

◆ 전문가들 "명확한 결정기준 필요… 정부가 최종 결정하고 책임져야"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과정에서 명확한 결정기준 설정, 정부 주도의 결정 체계 필요성을 강조한다.

우선 최저임금 결정기준과 관련해 보다 명확한 결정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법적 기준에는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 임금 ▲소득분배율 ▲노동생산성 등이 있지만, 법적 기준을 제대로 반영해 최저임금을 결정한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다. 

최근 몇 년간은 '국민경제생산성 상승률(경제 성장률+소비자 물가 상승률-취업자 증가율)을 구하는 산식에 따라 최저임금을 결정해 왔다. 내년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도 공익위원들은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더한 뒤 취업자 증가율을 뺀 4.4%(2.6%+2.6%-0.8%) 이내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해당 지표를 최저임금 산식으로 적용하는 이유, 특히 취업자 증가율과 최저임금 간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지 못한다.  

오계택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의 최저임금 결정 기준은 모호한 측면이 많아 매번 회의 때마다 명확한 기준을 정하기 힘들고, 최저임금을 결정한 뒤에도 뒷말이 무성했다"면서 "법에 명시한 법적기준을 좀 더 구체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제9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4.07.09 jsh@newspim.com2024.07.09 jsh@newspim.com

다수의 전문가는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기업의 '노동생산성' 측면을 좀 더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넘어서는 최저임금 상승률이 결정된다면, 기업의 존립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허재준 노동연구원장은 "경제학 측면에서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넘지 않는 수준에서 최저임금을 정해야 하는 건 변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최근 빈곤가구,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인구학적으로 옛날하고 달라진 측면이 있기에 이런 부분들을 보완해 나갈 필요는 있다"고 설명했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저임금위 공익위원들은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경제성장률, 소비자물가상승률, 취업자증가율 등을 고려해 임금수준을 결정하고 있는 상황인데, 일반 노동자가 기업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면서 "최저임금의 합리적 결정을 위해서는 생산성과 사업주의 지불능력에 대한 고려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최저임금 결정방식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임위는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 경영계를 대표하는 사용자위원, 사실상 정부를 대변하는 공익위원 각각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된다. 노사 합의를 기본으로 하지만, 사실상은 공익위원이 정한 심의촉진 구간, 권고안 내에서 최저임금이 결정된다. 고용부 장관이 공익위원 9명 전원을 임명하다 보니, 정부 성향과 정책방향에 따라 최저임금 수준도 영향을 받게 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소수 정예의 전문가 집단을 구성해 보다 집중적이고 생산적인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처럼 노사가 직접 참여하는 순간 대립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져 진정한 최저임금 논의가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 논의 과정에서 취약계층 및 업종들의 입장을 충분히 대변할 수 있도록 철저한 사전조사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허 원장은 "최저임금은 노사관계 전문가가 참여해서 결정하기보다, 거시경제 전문가와 노동시장 전문가 등 노동 현실을 잘아는 전문가들이 참여해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면서 "전문가들이 낸 의견을 정부를 대변하는 공익위원들이 판단해 결정하면서 정부의 책무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상반기 임금 관련 통계를 촘촘하게 조사하고, 최저생계비 지원을 받을 권리가 있는 근로자와 고용의 81%를 책임지고 있는 중소기업·소상공인, 기업인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저임금 논의 기구를 고용부 산하가 아닌 국무총리실 산하로 이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위원회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취지다. 

이호선 국민대 법학과 교수는 "최저임금위원회가 고용부 산하에 있다 보니 노사 간 정치적 프레임에 갇혀 전문적인 논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위원회 조직을 총리실 산하로 이관해 위원장을 총리가 겸하거나 상임위원이 맡도록 해 최저임금이 거시경제적 관점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교수는 최저임금 수준을 논의할 전문가 집단 구성 방안에 대해 "전문가 풀은 정부가 추천하면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우려가 있기에, 여야가 추천하는 방식을 고려해 볼 수 있다"면서 "이들의 의견을 함께 참여한 공익위원들과 나누고 최종 결정은 공익위원들이 하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제안했다. 

js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크로아티아에 '천무' 18문 수출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한국이 크로아티아에 다연장로켓 천무(K239) 18문과 탄약을 공급하는 4억1000만 유로(약 640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과 크로아티아 국방부는 별도의 포괄적 국방협력 양해각서(MOU)에도 서명했다. 천무 수출을 계기로 무기체계 판매를 넘어 국방정책 협의와 방산 협력을 제도화하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10일(현지 시각)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에서 안드레이 플렌코비치 크로아티아 총리가 주관한 천무 계약 서명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이반 아누시치 크로아티아 부총리 겸 국방장관, 이용철 방위사업청장, 이부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 등 양국 정부·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계약은 이부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과 아누시치 국방장관의 서명으로 체결됐다. 10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안규백 국방부장관과 이반 아누쉬치 크로아티아 부총리 겸 국방장관과 '한-크로아티아 국방부 간 국방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2026.09.10 gomsi@newspim.com 이번 계약은 천무 발사대 18문과 탄약을 포함하며, 총액은 4억1000만 유로다. 국방부는 원화 기준 계약 규모를 약 6400억원으로 밝혔다. 천무는 유도탄과 로켓탄을 운용할 수 있는 다연장로켓 체계로, 장거리 정밀타격과 화력 지원 임무에 쓰인다. 크로아티아 입장에서는 육군 포병 전력의 기동성·타격력을 높이는 핵심 화력자산이 될 전망이다. 안 장관은 서명식 전 플렌코비치 총리와 크로아티아 주요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천무의 성능과 운용 가치를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는 한국의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인 천궁의 우수성도 소개했다. 국방부는 천무 계약을 발판으로 천궁을 포함한 한국형 방공체계 분야까지 협력 관심을 넓혔다고 밝혔다. 다만 천궁 관련 구체적인 도입 협상이나 계약 여부는 이번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10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천무 계약식에서 안규백 국방부장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2026.09.10 gomsi@newspim.com 안 장관은 축사에서 "오늘의 서명식은 크로아티아와 한국이 외침에 맞서온 유사한 역사의 궤를 함께하며 자유와 평화라는 공동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음을 상징한다"고 했다. 이어 "천무는 크로아티아의 전력을 비약적으로 증강시킬 것"이라며 "양국 협력이 국방·안보 영역으로 확장되고 심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플렌코비치 총리도 "한국 방위산업의 역량을 높이 평가하며 천무가 크로아티아 방위역량의 중요한 전략자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계약이 양국 관계를 상호호혜적 방산·안보 파트너십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10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안규백 국방부장관이 안드레이 플렌코비치 크로아티아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2026.09.10 gomsi@newspim.com 양국 국방장관은 같은 날 '대한민국 국방부와 크로아티아공화국 국방부 간 국방협력에 관한 양해각서'에도 서명했다. 양국은 지난해 9월 한·크로아티아 국방장관 회담에서 포괄적 국방협력 MOU 체결 방안을 논의한 뒤 협의를 이어왔다. 이번 MOU는 향후 국방정책 실무협의를 정기 개최하고, 방산·국방정책 분야의 구체적 협력 의제를 논의하기 위한 제도적 틀이다. 이번 수출은 한국 방산이 중·동부 유럽 시장에서 다연장로켓과 방공체계 등 지상 기반 유도무기 분야의 입지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크로아티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만큼, 향후 천무의 운용·탄약·정비체계 구축 과정에서 NATO 기준의 상호운용성과 후속 군수지원 체계가 수출 성과의 지속성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번 국방부 발표에는 납기, 탄약 종류·수량, 현지 정비 및 기술협력 범위 등 세부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10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천무 계약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승범 주크로아티아 대사, 안규백 장관, 이반 아누쉬치 크로아티아 부총리 겸 국방장관, 안드레이 플렌코비치 크로아티아 총리. [사진=국방부] 2026.09.10 gomsi@newspim.com gomsi@newspim.com 2026-09-10 23:56
사진
건설사 CEO '70년대생' 전면에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50대 후반~60대가 주류를 이루던 건설사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1970년대생이 속속 진입하고 있다. 현장 경험을 갖추면서 안전관리와 신사업, 디지털 전환 등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 대한 대응력을 갖춘 인물들이 경영 전면에 배치되는 모습이다. 내년에도 주요 건설사 대표들의 임기가 잇따라 만료되는 만큼 젊은 경영진으로의 세대교체 흐름이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새 CEO와 호흡을 맞출 임원진까지 한층 젊어질지 주목된다. 1970년대생 건설사 CEO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대형사부터 중견사까지…70년대생 CEO 전면 배치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를 중심으로 1970년대생 CEO가 경영 전면에 잇따라 배치되고 있다. 50대 초중반 수장이 늘면서 세대교체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건설경기 침체와 중대재해 대응, 인공지능(AI)과 스마트건설 확산 등 경영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1970년생 이한우 대표가 이끌고 있다. 지난해 대표이사에 오른 이 대표는 현대건설 창립 이후 첫 1970년대생 대표다. GS건설은 1979년생 허윤홍 대표가 경영 전면에 나서 있다. 대우건설도 1971년생 이강석 부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발탁해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 선임 절차를 앞두고 있다. 중견 건설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DL건설은 지난달 1974년생 하정민 최고안전책임자(CSO)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하 대표는 20년 넘게 건설현장 안전관리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내부 인사로 대표이사와 CSO를 겸직한다. DL건설은 이와 동시에 신규 임원 4명을 1970년대 후반~1980년대 초반생으로 채웠다. 이밖에 한신공영은 1971년생 최문규 대표이사 부회장, 대방건설은 1974년생 구찬우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최근 인사의 특징은 단순히 연령을 낮추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경기 부진과 공사비 상승으로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 관리가 중요해진 데다 안전과 신사업, 디지털 전환이 회사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라며 "현장 경험과 변화 대응력을 함께 갖춘 인물을 전면에 배치하는 흐름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 주요 대표 임기 내년 종료…후속 인사에 시선 내년에는 주요 건설사 기존 CEO의 임기 만료도 예정돼 있다. 현 대표 체제에서 실적 개선이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진행해 온 만큼 연임 여부뿐 아니라 후속 경영진의 연령대와 역할에도 시선이 모인다. 1962년생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는 주요 건설사 가운데 가장 자리를 오래 지킨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2020년 말 대표로 내정돼 2021년 3월 사내이사로 처음 선임된 뒤 2024년 연임에 성공했다. 현재 임기는 2027년 3월 15일까지다. 이미 삼성그룹에서 과거 관행처럼 거론돼 온 '60세 룰'을 넘어 대표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삼성물산은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차세대 리더군을 적극 발탁하며 세대교체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내년 임기 종료 시점에는 오 대표가 다시 한번 연임할지, 장기간 이어진 체제를 마무리하고 상대적으로 젊은 경영진으로 바통을 넘길지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1965년생 정경구 IPARK현산 대표의 임기도 내년 3월 31일까지다. 정 대표는 2024년 말 대표로 내정된 뒤 지난해 3월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정 대표 체제 첫해 성적은 비교적 우수했다.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 4조원이 넘는 수주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수준의 성과를 냈고 연간 수주 목표도 초과 달성했다. 서울원 아이파크 등 자체사업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수익성도 개선됐다. 올해 그룹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라이프·AI·에너지 중심으로 재편하고 조직문화 혁신을 예고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 대표가 내년까지 이 같은 변화를 실적으로 연결할 경우 연임 가능성에 힘이 실릴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반대로 그룹 차원의 사업 재편이 마무리되는 시점과 맞물려 새로운 리더십을 선택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1966년생 조완석 금호건설 대표도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조 대표는 2023년 말 대표이사에 선임된 재무 전문가로 2024년 대규모 손실을 선제적으로 반영한 뒤 수익성과 재무구조 회복에 주력해 왔다. 금호건설은 세대교체 측면에서 더 직접적인 변수를 직면했다. 1975년생 박세창 부회장이 2021년 금호건설에 합류한 뒤 2023년 부회장으로 승진해 경영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부회장은 현재 미등기 임원으로 남아 있지만, 조 대표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을 전후로 등기임원이나 대표이사로 전면에 나설 확률도 배제할 수 없다. ◆ 스마트건설·조직문화 혁신…젊어진 리더십 시험대 건설업은 경기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원가율과 현금흐름 관리, 안전사고 대응, 비주택 사업 확대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업계에서는 안정적인 경험을 중시했던 과거와 달리 의사결정 속도와 변화 대응 능력까지 CEO 선임의 주요 기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대교체가 실제 경영 방식의 변화로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대표적인 분야가 디지털 전환이다.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기업활동조사'에 따르면 건설기업 668곳 가운데 AI와 클라우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로봇공학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개발하거나 활용하는 기업은 94곳으로 14.1%에 그쳤다. 2023년 623곳 가운데 82곳(13.2%)보다 소폭 늘었지만 산업 전반에 기술 활용이 확산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현장의 체감도도 높지 않다. 건설동행위원회가 지난해 '스마트 건설·안전·AI 엑스포' 참가자 2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건설업이 '점점 혁신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24%, '미래 기회가 많다'는 응답은 14%에 그쳤다. 조직문화도 변화가 필요한 분야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건설산업에서 활동하는 청년 직장인과 대학생 406명을 조사한 결과 직장 선택 때 중요하게 보는 요인은 연봉에 이어 ▲워라밸 ▲조직문화 ▲성장 가능성 ▲근무공간 및 환경 순으로 나타났다. 성유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개인보다 조직을 중시하고, 수직적 의사소통과 실무 경험 중심의 업무방식에 익숙한 건설업계는 청년세대의 가치관과 차이를 보인다"며 "청년 인재 유입을 위해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문화로 바뀔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선 CEO의 연령이 낮아지는 현상을 긍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짙다. 기존 경영진과 젊은 인력 간 연령 다양성을 높이고 새로운 기술과 조직문화를 받아들이기 용이해서다. 김경혜 국립한밭대학교 부교수는  "경영진의 연령이 낮은 경우 연구개발 활동에 적극적이고 이는 기업가치 제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이들은 공시 투명성과 연구개발 투자에도 보다 적극적인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9-11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