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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정착스토리](13)전기밥솥 사러가 '밥가마' 달라했더니...탈북 예술인 좌충우돌 정착기

기사입력 : 2024년07월22일 16:00

최종수정 : 2024년12월08일 19:03

한서희 씨 『날마다, 남한살이』 펴내
82년생 평양 여자의 에피소드 담아
"통일되면 北주민 마음치료 필요해"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첫 월급을 탄 그녀는 전기밥솥을 장만하러 동네 마트를 갔다. "여기 가마 어딨어요?"라는 한마디 매장 직원들은 어리둥절해 했다. "가마는 안팔아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한참을 둘러보다 북한에서도 인기 절정이라는 '◯◯압력밥솥'을 찾아냈다. '왜 멀쩡히 두고서도 없다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북한에서 밥솥을 '밥가마'라고 하는 걸 알 리 없는 직원들로서는 당연했다.

[서울=뉴스핌] 평양 인민보안성협주단 소속 성악배우로 활동하다 탈북한 예술인 한서희 씨 [사진=도서출판 싱긋] 2024.07.22

시장에 가서는 "낙지 주세요"라고 했더니 가게 주인은 낙지를 건넸다. 그런데도 그녀는 "아니오. 이거요. 낙지 말이예요"라고 손짓을 했다. 그건 오징어였다. 남한에서 오징어라 부르는 어물이 북한에서는 낙지로 통용되는 걸 몰라서 빚어진 일이다. 북한에서는 갑오징어만이 오징어로 불린다.

북한을 벗어나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에게는 언어 소통 문제와 함께 문화적 차이로 인해 느끼는 어려움이 적지 않다. 같은 말을 쓰는데 무슨 소리냐 할지 모르지만 천만에 말씀이다. 북한 주민들에게 낯선 외래어는 거의 외계어에 가깝다고 탈북민들을 입을 모은다.

평양 출생으로 방송인 겸 성악가로 활동 중인 한서희 씨가 자신의 탈북 정착 이야기를 담은 책 『날마다, 남한살이』 (도서출판 싱긋)를 펴냈다. '82년생 평양 여자의 우당탕 서울살이'란 부제처럼 낮선 한국 사회에 정착하기 위해 겪었던 시행착오와 에피소드, 통일에 대한 생각과 꿈을 담았다.

평양음악무용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한 씨는 인민보안성협주단 소속 성악배우로 활동하면서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했다. 하지만 오빠의 탈북을 계기로 2007년 3월 온가족이 한국행을 택했다.

처음에는 북한에서 세뇌교육을 받은 대로 '썩고 병든 자본주의 사회가 아닐까'하는 걱정에 두려움까지 느꼈다고 한다. 북한 보위부처럼 고문을 하고 피를 뽑는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북한이 2000년 발행한 우표. 우리가 오징어로 부르는 걸 '낙지'라고 표기해 놓았다. 남북한의 언어 이질화를 보여주는 사례다. [뉴스핌 자료사진]

그런데 피를 뽑기는 했지만 그건 건강상태를 점검하기 위한 것이란 걸 알게 됐다. 국정원에서 조사를 받는데 끼니마다 고기와 생선이 나오는 게 신기했다고 한다. 결국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성공적으로 정착했고 멋진 인생 시즌2를 보낼 수 있었다고 한 씨는 책에서 밝히고 있다.

한 씨는 요즘 방송출연에 유튜버 활동, 통일안보 강사 등을 동분서주하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특히 채널A의 프로그램 '이제 만나러 갑니다'(이만갑)에 고마운 마음이 크다고 한다.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탈북민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좋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만갑 녹화 현장에서 지난 15일 만난 한 씨는 빼어난 성악 실력과 평양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후배 탈북 예술인들을 이끄는 언니 역할을 해내고 있었다.

한 씨는 "통일이 되면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치료해줄 심리상담 프로그램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며 통일 과정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 곧 대학원에 진학해 석박사 과정을 밟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다음은 한 씨와의 인터뷰 일문일답 요지.

-첫 출간인 것으로 아는데 이번에 책을 펴내기로 결심한 이유는.

▲수십 년을 뛰어 넘어 타임머신 시대에 온 듯한 대한민국 문화가 모든 게 생소하고 당황스러웠다. 이만갑 출연 때도 그랬지만 이번 책에서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들의 정착 스토리가 앞으로 다가올 통일의 기록물이되고, 나중에 북한 주민들도 미리 통일에 대비해 이 책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서울=뉴스핌] 탈북 예술인 한서희 씨가 한국 정착 과정에서 겪은 에피소드 등을 담아 펴낸 책 『날마다, 남한살이』의 표지 [사진=도서출판 싱긋] 2024.07.22

-탈북민 가운데 성공적으로 정착한 사례로 꼽히는데 비결이 뭔가.

▲아무것도 모르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대한민국에서 열심히 살았더니 어느 날 잘 살아가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대한민국 국민들께도 실수해도 주저앉지 않고 용기를 내면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이 책을 통하여 보여줘야겠다는 마음에 출간을 결심했다.

-정부가 7월 14일을 북한이탈주민의 날로 정해 첫 행사를 치렀는데. 어떤 감회를 느꼈나.

▲비극적인 분단으로 하여 많은 희생을 감내 해야 하는 남북한이다. 누군가가 평범하게 누리는 자유를 찾아 3만4000여 탈북민들은 분단의 장벽을 넘어, 죽음의 강을 건너 자유와 희망을 안고 이 땅에 왔다. 물론 탈북민에 대한 따가운 시선도 있다. 하지만 자유가 있고 인권이 보장되는 이 나라에서 산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인데 목숨 걸고 북한을 탈출한 우리 탈북민들의 용기를 인정해 주는 날이 드디어 생겼다는 기쁨에 감동을 느꼈다. 대한민국 국민이 된 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어떤 활동 계획을 갖고 있고, 통일이 된다면 고향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북한에서 성악을 전공 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통일‧안보 강연과 방송을 가장 많이 해왔다. 대한민국에서 내가 가장 많이 일한 경력을 살려서 공부도 하고 싶다. 그래서 통일이 되면 고향에 가서 우리가 살았던 대한민국에 대해 알려 주는 통일 전도사가 되고 싶다. 그들도 자랑스러운 자유민주주의 국민이 되는 긍지감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뉴스핌·남북하나재단 공동 기획>

yj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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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9만달러 밑으로 급격히 후퇴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비트코인 가격이 3일(현지시간) 9% 넘게 급락해 8만5000달러대로 레벨을 낮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상자산을 전략적으로 비축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치적 계산이며 실제로 가격을 띄우기 어렵다는 회의론이 제기되고 관세 정책에 따른 경기 둔화가 우려되면서 가상자산은 일제히 약해졌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미국 동부 시간 오후 3시 48분 기준 24시간 전보다 9.12% 급락한 8만5518.83달러를 가리켰다. 이더리움도 15%나 내린 2100달러선에서 거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을 통해 "미국의 가상자산 비축이 바이든 정부의 수년간에 걸친 부패한 공격 이후 위기에 빠진 이 산업을 상승시킬 것"이라며 가상자산 전략 비축이 비트코인, 이더리움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며 리플과 솔라나, 카르다노도 여기에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은 가상자산의 가파른 랠리로 이어졌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28일 7만 달러 대로 내렸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약 20% 급등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실제로 전략적으로 비축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오고 주식 등 위험 자산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효 확인으로 무너지면서 비트코인 역시 낙폭을 늘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정대로 4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주식시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와 함께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가상자산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정규장 막바지인 미국 동부 시간 3시 54분 뉴욕증시에서 3대 지수는 1.7~2.9%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 IG의 토니 시카모어 시장 분석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우려를 키웠다고 진단하고 "준비금의 가상화폐 구매 자금이 미국 납세자에서 올 수도 있고 자산에는 있는 가상화폐는 법 집행 조치에서 압류된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후자의 경우 시장에 새로운 매수가 유입되는 게 아니라 계좌 간의 단순한 이전을 나타낼 뿐이기 때문에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 이미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mj72284@newspim.com 2025-03-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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