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실적 이끈 LNG운반선 발주 이어지고, VLAC 발주도 늘어
"가스선 중심으로 하반기에도 호황, 컨테이너선도 문의 늘어"
글로벌 톱 친환경 선박 기술·높은 수주 잔고로 조선사 유리 구도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상반기 수주 목표액의 상당수를 채운 한국 조선업이 하반기에도 그 기세를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조선 빅3는 상반기에 모두 좋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대표적인 것은 HD현대였다. HD현대의 조선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연간 수주 목표액인 135억달러의 93.2%를 이미 달성했다.
HD현대의 암모니아운반선. [사진=한국조선해양] |
HD한국조선해양은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8척·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 52척·액화석유가스(LPG)·암모니아운반선(VLAC) 38척·에탄운반선 1척·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 2척·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6척·탱커 3척·자동차운반선(PCTC) 2척·부유식 저장 재기화 설비(FSRU) 1척·해양설비 1기·특수선 4척 등을 수주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출범 후 경영 정상화와 한화 DNA 뿌리내기에 집중해 상선 수주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과 달리 올해는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올해 상반기 LNG운반선 16척, VLCC 7척, VLAC 2척, VLGC 1척, 해양 1기 등 27척 약 53억3000만달러를 수주해 지난해 수주 금액 35억2000억달러를 이미 넘겼다.
한화오션이 건조한 2만4000TEU급 이중연료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사진=한화오션] |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액인 97억달러의 51%인 49억달러를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22척을 수주했는데 선종별로는 LNG 운반선 19척, VLAC 2척, 셔틀탱커 1척이다.
조선 3사의 상반기 수주 실적들은 하반기에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상반기 좋은 실적을 받침했던 LNG 운반선은 올 하반기에도 발주가 이어지고 있으며, 그동안 수주가 많지 않았던 암모니아 운반선의 발주도 늘어나고 있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LNG 운반선은 앞으로도 견고할 것으로 본다.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내년까지 같은 수준으로 발주가 나올 것으로 본다"라며 "암모니아 운반선 등 가스선도 수주를 늘려가고 있는데, 가스선을 중심으로 하반기에도 호황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더욱이 2021년·2022년 등 코로나 시기에 발주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발주가 적었던 컨테이너선도 최근 발주가 늘고 있다. 홍해지역의 분쟁 등으로 해운 운임이 오르면서 해운사들은 좋아진 실적을 바탕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의 LNG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
한국 조선산업 호황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환경 규제가 높아지면서 친환경 선박에 대한 발주가 이어지고 있는데, 현재 친환경 선박 부문에서 글로벌 톱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이 한국의 조선 빅3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선주사들은 친환경 선박 등 아직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적용한 선박을 발주할 경우 가장 보수적인 선택을 하는 경향이 있어,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갖고 있는 한국 조선 3사는 한동안 좋은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우리 조선 빅3는 4년 이상의 수주 잔고를 갖고 있는 상황도 유리하다. 조선업계 빅3 관계자는 "우리가 수주 잔고를 많이 갖고 있으면 선주사 입장에서는 선택을 늦게 하면 인도를 늦게 받게 되는 상황이어서 발주를 서두르게 된다"며 "지금은 조선사가 주도하는 시장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후 산업이 되는 글로벌 경기가 좋지 않다는 점에서 현재의 호황기는 과거 2010년대 후반의 조선업 초호황기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친환경 선박 기술력 쪽에서 앞서가는 한국 조선업은 올 후반기를 넘어 한동안 안정된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 조선업의 질주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