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때 '아우루스' 추가 선물 받아
"2~3대 운행해 암살‧테러 위협 회피"
최고방탄 VR10 등급으로 로켓포에 견뎌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평양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러시아가 김정은에게 최고급 방탄 세단인 아우루스(Aurus)를 추가로 제공한 건 '참수작전' 등 암살‧테러를 피하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뉴스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북러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19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선물한 아우루스 차량 운전석에 오르고 있다. 조수석에 앉은 푸틴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조선중앙통신] 2024.06.26 |
대북 정보 소식통은 26일 "통상 국가 원수나 최고지도자급의 경우 전용차를 동일 모델로 2~3대 운행해 경호 효과를 높인다"며 "북한이 최근 몇 달간 한 대의 아우루스만을 운용하면서 러시아 측에 어려움을 호소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9일 열린 정상회담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아우루스 세나트 리무진 차량을 선물하고 번갈아 운전하면서 친선관계를 과시했다.
푸틴은 앞서 지난 2월에도 같은 모델 한 대를 처음으로 김정은에게 제공했다.
특수 생산 및 개조 과정을 거친 푸틴과 김정은 전용차량인 아우루스 세나트 리무진은 '러시아판 롤스로이스'로 불리며, 총격은 물론 로켓포에도 견디는 최고 방탄 VR10 등급(방탄 기준은 VR1에서 VR10까지로 분류)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뉴스핌] 평양 북러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19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운전하는 아우루스 차량에 동승한 김정은이 활짝 웃고 있다. 푸틴은 지난 2월 이 차량을 처음으로 선물한 데 이어 이번 회담을 계기로 추가로 한 대 더 전달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2024.06.26 |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경호 담당 부처 측은 아우루스를 김정은의 전용차량으로 운용하면서 단독 운행에 따른 부담을 느껴왔다고 한다.
차량 고장으로 운행이 불가해지는 등의 비상상황 발생 시에 대비해 동일 모델의 예비차가 필요한 건 물론이고, 특히 경호에 필수적인 '복수 운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란 얘기다.
김정은의 군부대 방문이나 군중행사 참석 등 공개 활동이 늘어난데다 식량부족 등 경제적 어려움까지 겹치면서 체제 불만이 증폭되고 신변경호에 비상이 걸렸다는 것이다.
경호학 전문가인 장예진 국제대 군사경호학과 교수는 "VIP의 안전을 위해 차량을 여러 대 운영하는 건 위해자로 하여금 목표물에 교란을 일으키도록 해 테러 및 위해 가능성을 낮추는 효과를 거두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9일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환영행사에 참석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2024.06.26 |
2대 이상의 동종 차량을 번갈아 운행해 어느 차량에 해당 인물이 탔는지 알 수 없게 함으로써 참수작전이나 암살 테러 등을 감행하는 측에 심리적 부담을 안기고 경호 효과를 높인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푸틴이 김정은에게 아우루스를 한 대 더 선물한 건 김정은의 신변안전 확보가 러시아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판단일 수 있다"며 "냉혹한 외교세계에서 '공짜 점심'이 없다는 점에서 김정은의 대러 의존도는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yj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