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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님들, 프로야구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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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당연하기 짝이 없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우리 사회 최후의 보루는 정부도, 국회도, 노동계도, 시민단체도, 종교도, 언론도, 학교도 심지어 국민도 아닌 사법부다. 법원의 판결에 대해서만은 불복할 자유가 허용되지 않는 게 자유 민주주의의 유일한 규제이자 운영 메커니즘이다.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올해 국내 프로야구는 1군 리그에선 세계 최초로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을 도입했다. 관련 오심과 시행착오가 속출하고 있지만 시행 3개월에 접어들면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사진=뉴스핌DB] 2024.06.21 zangpabo@newspim.com

흔히 법치라고 부르는 이 원칙이 깨지면 세상은 무너진다. 판결이 마음에 안 든다고 법원을 흔드는 것은 체제에 대한 도전이다. 마찬가지로 판사가 의도를 갖고 편파적인 판결을 한다면 그건 재앙이다. 위에서 열거한 나머지 것들이야 서로 지지고 볶고 싸워도 큰 탈은 나지 않는다.

판사가 항상 옳을 수는 없다. 그들도 인간이다. 판사는 법리와 양심에 따라 판결하면 그만이다. 그 외에 고려할 것은 하나도 없다.

그래서 판사는 파벌을 만들거나, 단체에 가입해선 안 된다. 좀 과하게 표현하면 요즘 같은 세상에선 뉴스를 안 보는 게 현명하다. 과한 음주나 여러 사람 만나는 취미생활도 자제하면 금상첨화다. 법복을 입은 자가 받아들여야 할 숙명이다. 공정은 어쭙잖은 가치를 먹고 사는 게 아니다. 낡은 법전과 오랫동안 지켜온 인간성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3시간동안 300차례 판정을 내리는 프로야구

그래도 속세에 미련이 남는다면 판사님들께 프로야구 시청을 권해보고 싶다. 무슨 생뚱맞은 소리냐고. KBO리그에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이 압축돼 있다. 스스로 작가임을 호소하는 누구 말마따나 오래된 생각이다.

야구는 여러 스포츠 가운데 심판이 가장 많은 판정을 내리는 종목이다. 한 경기에서 보통 300번의 콜이 나온다. 여기에 '지연된 정의'는 없다. 판정 없이는 다음 플레이로 넘어갈 수 없다.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2루심이 주루 방해로 판정했지만 주심이 비디오판독을 받아들여 논란이 된 4일 두산과 NC의 창원경기 9회 도루 상황. [사진=티빙 중계영상] 2024.06.21 zangpabo@newspim.com

야구는 축구의 어드밴티지 룰을 배척한다. 반칙이 나왔는데 공격 팀이 유리한 상황이라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는 없다.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 정상 참작이나 양형 거래는 사양한다.

몸싸움도 허용하지 않는다. 몸싸움이 판정의 대상이 되는 순간 심판의 아날로그 재량권이 개입되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포수가 홈 플레이트를 가로막을 수 있는데 이는 고대 전투를 재연한 그야말로 예외 규정이다. 그나마 포수는 공을 잡은 뒤 접전 상황이라야 블로킹을 시도할 수 있고, 주자는 발을 땅에 붙이고 들어와야 되는 등 까다로운 홈 충돌방지 규정을 따라야 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쌓여가는 법안의 홍수가 서로 상충되기까지 하고, 쓸데없이 착하기만 한 모호함으로 법관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는 요즘 입법 상황과는 정반대다.

◆심판 공정성 확보가 리그 활성화 열쇠

야구는 이런 종목 특성에 앞서 프로화가 된 후 심판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그 어떤 종목보다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온 점에서 눈길이 간다.

동대문 시절 아마야구는 말 그대로 심판이 왕이었다. 원님 재판을 막기 위해 각 팀은 심판진에 줄을 대야 했다. 프로야구는 1982년 출범과 함께 전임심판제를 도입했다. 생업에 종사하다가 경기가 열리면 모이는 심판이 아니라 연봉을 받는 전임심판이다. 윤리규정을 만들어 심판이 구단과 접촉하는 것을 원천봉쇄했다. 지방 경기에선 심판이 묶는 호텔을 따로 잡았다.

심판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심판학교를 운영하는 것은 기본이고, 해외 전지훈련까지 보내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오심을 하거나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심판에겐 신속하고도 엄중한 제재를 가했다.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4월 14일 삼성과 NC의 대구경기에서 이민호 심판팀장(왼쪽)이 ABS의 스트라이크 콜을 놓친 뒤 해명하고 있다. [사진=티빙 중계영상] 2024.06.21 zangpabo@newspim.com

올 들어 부쩍 늘어난 오심 사태와 관련해 KBO가 징계를 내리는데 하루 이상 걸린 적이 없었다. 이민호 심판팀장은 4월 14일 삼성과 NC의 대구경기에서 오심 은폐 논란으로 사실상 해고인 계약 해지를 당했다. 이례적인 중징계를 두고 한쪽에선 동정론이 나오기도 했다. 이민호 심판을 오랫동안 봐온 기자도 그가 도덕적 해이 상태에서 그런 일을 하지는 않았다는 것은 확신할 수 있다. 그러나 징계로 얻는 이익이 더 크다면 어쩔 수 없지 않은가.

또 '라떼 얘기'라 죄송하지만 예전엔 이런 일도 있었다. 지금은 없어진 현대가 1996년 해태와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다. 막강한 자금력으로 태평양을 인수한 뒤 우수 선수들을 싹쓸이해 창단 첫 해에 우승을 다투게 된 현대는 리그를 통째로 흔들어놓기에 충분했다. 현대의 공격적인 투자는 정체돼 있던 프로야구에 일대 혁신을 일으켰지만 어두운 면도 분명 있었다.

급기야 현대의 당시 연고지인 인천 출신 심판들이 한국시리즈에 대거 기용되자 여러 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4승 2패로 해태의 승리가 확정된 날 기자가 쓴 칼럼은 다음날 아침 일찍 홍재형 당시 KBO 총재의 책상에 배달되자마자 김광철 심판위원장의 퇴임 결정으로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프로 원년 개막전 주심을 맡는 등 야구계에 막강한 인맥을 구축한 스타 심판이었지만 문책의 칼날을 피하지는 못했다.

그날 기자는 김 위원장을 보좌하던 동갑내기 심판팀장으로부터 협박에 가까운 항의전화를 받은 뒤 달려가 이 사실을 가장 먼저 알게 됐다. 다행히 김 위원장은 이후 방송해설위원과 야구심판학교장으로 오랫동안 일하며 제2의 인생을 개척했다. 그 일로 친구 사이가 된 심판팀장은 이제 심판복은 벗었지만 여전히 KBO에서 밥을 먹고 있으니 마음의 부담은 덜게 됐다.

◆디지털 판정에 대처하는 야구인의 자세

올해 유난히 오심이 잦은 것은 야구 종주국인 미국 메이저리그조차 한수 배우러 오는 KBO가 또 한 번 혁신적인 변화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로 1군 리그에 로봇 심판을 도입했다. 스트라이크와 볼을 측정하는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R) 얘기다. 이제 300번의 판정 중 200번은 기계가 대신 하게 됐다.

지엄하신 사법부에 AI 판결이 들어온다고 하면 경을 칠 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 야구계도 똑같은 인식을 했다. 지금도 그런 생각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아 시즌 초엔 여러 불만이 쏟아졌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말은 이런 입장을 대변한다.

ABS 도입은 결론부터 말하면 당장에 심판의 권위는 떨어진 듯 보이지만 공정성 확보 측면에서 눈에 띄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예전엔 일반 투수보다 넓은 '선동열 류현진 존'과 보통 타자보다 좁은 '장효조 이종범 존'이 분명 존재했다는 게 야구계의 불문율이다.

한화 류현진은 시즌 초 부진이 거듭될 때만 해도 ABS에 불만을 토로했지만 6월 들어 자책점 0점 행진을 이어가면서 긍정적인 발언을 내놓기 시작했다. 역시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대선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ABS 도입 후 구종과 타격 스타일에 따라 유불리가 생긴 투수와 타자는 분명 존재한다. 그런데 어쩌겠나. 이게 맞지 않은가. 300개의 판정 중 한두 개만 삐걱해도 승패가 달라질 수 있는 게 야구다.

KBO도 여러 번 밝혔지만 ABS의 정확성은 거의 100%에 수렴한다. 예전 심판의 직접 판정과는 비교도 안 되는 수준이다. 다만 도입 초창기라서 운용 미숙과 장비 결함 등에서 시행착오가 나오고 있을 뿐이다. 이민호 심판의 오심 은폐 논란도 ABS 콜을 제대로 수신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를 무마하려다 생긴 사고였다.

프로야구 비디오판독 사례. [사진=KBS 중계영상]

최근엔 ABS보다 비디오판독(VAR)과 관련한 오심이 더 자주 나오고 있다. VAR은 항소나 상고처럼 상급심의 판결을 청구하는 것인데, 스포츠에선 경기의 연속성을 가로막아 박진감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 역시 심판의 공정성 확보 측면에서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최근 관련 오심들은 비디오판독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이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나온 심판의 판단착오로 비롯된 것들이다.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도 최근 황희찬의 소속팀인 울버햄프턴이 폐지를 주장하며 반기를 들었지만 나머지 19개 구단은 존속에 찬성표를 던졌다. 한국의 ABS 운영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단을 파견했던 메이저리그도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준비를 먼저 하겠다고 했지만 조만간 ABS를 도입할 예정이다.

ABS와 VAR은 이제 시대의 흐름이다. 디지털 판정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이겨내야 한다. 최근 이와 관련한 오심이 뉴스를 통해 유난히 부각되고 있는 것은 통과의례에 불과하다. 예전보다 나아진 공정성을 인정받는 순간 심판의 권위는 더욱 올라갈 게 분명하다.

zangpab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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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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