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열린 주주총회서 '탈네이버' 의지 재확인
신중호 CPO, 이사회서 제외
일본 총무성 압박에 '네이버 지우기' 본격화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라인야후가 네이버와의 관계 단절을 가속화하고 있다.
18일 라인야후는 이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를 모회사 소프트뱅크에 요청하고 있다고 밝히며, 연내 시스템 분리 완료를 목표로 하는 등 탈(脫) 네이버 의지를 내비쳤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네이버와의 관계에 대해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해 모회사 등에 검토 요청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라인 홈페이지 캡처] |
이는 지난해 말 라인에서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일본 총무성이 내린 행정지도에 근거한 것으로, 이데자와 CEO는 "네이버 클라우드와 종업원용 시스템, 인증 기반 분리를 회계연도 2024년(2024년 4월~2025년 3월) 중으로 완료하도록 추진하고 있다"며, "모든 일본 국내 서비스 사업 영역에서 네이버와 위탁 관계를 종료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신중호 최고제품책임자(CPO)를 이사회에서 제외하는 안건도 통과시켰다.
일각에서는 이달 말 총무성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2차 조치 이행 보고를 앞두고 네이버 지분 매각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라인야후 모회사인 A홀딩스에 대해 소프트뱅크와 네이버는 각각 50%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는 일본 총무성 행정지도에 따라 A홀딩스 지분 매각을 포함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네이버의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야후 [사진=뉴스핌DB] |
실제로 라인야후는 지난 3월과 4월 총무성 행정지도 이후 네이버 관련 서비스를 잇달아 종료해 왔다. 이달 들어서도 라인페이 등 핀테크 사업을 정리하고, 내년 4월 라인페이 일본 서비스 종료를 결정하는 등 네이버와 결별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데자와 CEO는 이와 관련해 "서비스 사업 영역에서도 거의 모든 일본 국내용 서비스 사업 영역에서 네이버와 위탁 관계를 종료하겠다"며, "보안 대책 강화 방안과 관련한 구체적 계획은 다음 달 공표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일본의 정치적 대립으로 비화된 네이버 지분 매각 이슈가 글로벌 사업 확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네이버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24% 하락한 16만 6100원에 마감돼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18일 주가는 소폭 오른 16만 6800원에 마감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라인 지분 매각 이슈가 한국과 일본의 정치적인 싸움으로 번지면서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조금씩 회복되고 있던 투자 심리가 다시 악화됐다"며, "여전히 주식시장의 인터넷, 소프트웨어 업종에 대한 관심은 낮은 가운데, 이와 같은 악재까지 반영되며 주가는 과도하게 하락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라인야후는 다음달 1일까지 일본 정부의 2차 행정지도에 따른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오는 28일까지 네이버 시스템 분리 등 개선 조치 이행 상황을 보고하라고 요구한 상태로, 라인야후는 일본 정부가 요구한 대책 보고 시점인 오는 7월 1일 이후 보안 대책 강화 방안을 외부에 설명할 예정이다.
dconnec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