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지전으로까지 비화할 수 있는 위험 내포"
"정부, 대북 전단 살포 행위 제지했어야"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9일 정부가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재살포에 대응하기 위해 대북 확성 방송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힌 것을 두고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울 수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곧바로 확성기 설치와 방송 재개를 천명한 정부의 대응이 현명한 것인지는 의문"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사진=뉴스핌 DB] |
이 수석대변인은 "국제사회에 웃음거리가 되고 있는 참으로 저열한 방식의 북한 오물 풍선 도발은 강력하게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9·19 남북 군사합의가 효력 정지되고 남북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우발적인 충돌 가능성이 상존하게 된 상황에서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국지전으로까지 비화할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오물 풍선 도발은 대북 전단 살포가 원인"이라면서 "정부는 대북 전단 살포가 북한의 도발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표현의 자유를 막을 수 없다'면서 방치하였다. 헌재의 결정에 따르더라도, 정부는 대북 전단 살포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을 가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마땅히 전단 살포 행위를 제지했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이 수석대변인은 "대북 전단 살포를 오물 풍선으로 대응한 북한의 도발에 대해 확성기 설치와 방송으로 맞대응하는 것은 자칫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라며 "남북관계발전법 제24조를 정면으로 위반하면서까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조치를 정부가 기필코 하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그는 "윤석열 정권이 당면하고 있는 위기 상황을 회피하고 모면하기 위해 북의 도발을 국면 전환에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수석대변인은 "싸워서 이기면 하책, 싸우지 않고 이기면 중책, 싸울 필요도 없는 평화 상황을 조성하는 것이 상책이다. 핵무기까지 이고 사는 한반도에서 싸워서 이긴다 한들 온전할 리 없는데, 아니 싸운다면 싸우기도 전에 경제부터 폭망할 텐데, 남북 간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면서 "힘들고 어렵지만 우리가 가야 할 길은 평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rkgml9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