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대전시의회 질의서 박주화 교육위원장 "폭행 예방 위해 교사 체력단련 해야"
교육계 "현장 모르는 주장, 교사 개인 탓 축소 우려"..."인성교육 정책 강화부터"
[대전=뉴스핌] 김수진 기자 = 대전시의회에서 교권 강화를 위해 교사 체력단련이 필요하다는 다소 이해되지 않는 주장이 제기됐다. 교사가 폭행에 맞서기 위해 태권도, 합기도 등을 배워야 한다는 의견으로, 교육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 황당한 주장은 5일 대전시의회 제278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시정·교육행정 질의에 나선 교육위원회 위원장 박주화(국민의힘, 중구1) 의원이 펼쳤다.
대전시의회 교육위원장 박주화(국민의힘, 중구1) 의원이 5일 제278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교육행정 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대전시의회] 2024.06.06 nn0416@newspim.com |
박주화 의원은 이날 시정질문에서 시교육청 교육활동 종합대책 필요성을 제기하며 교권 강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8월 대낮에 대전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피습당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얼마 후엔 대전 모 교사가 악성 민원으로 스스로 생을 포기하기도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전시교육청이 펼치고 있는 교권 강화 정책이 심리 상담 등 사후적 조치에 그친다는 정책적 한계를 지적했다. 박 의원은 "최근 몇 년 사이 교사 대상 폭행이 크게 늘며 교사들이 호신술을 배우는 등 대응책을 자구 마련하고 있는 걸로 안다"며 '사전' 교사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날 박주화 의원은 '체력단련 프로그램'이라는 다소 이해되지 않는 황당한 대안을 내놓아 논란이다. 빅주화 의원은 학생 등의 물리적 폭력을 막기 위해선 교사가 태권도 등을 배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주화 의원은 "교사들의 기초체력을 증진시키는 체력단련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합기도, 태권도 등을 배울 수 있는 센터를 지정해 시교육청이 이들과 협약을 맺어 교사들이 체력을 단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에 관련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설동호 교육감은 "관련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대답했다.
이후 박주화 의원은 보충 질문을 통해 "교사들에게 운동시켜 아이들을 어떻게 하라는 게 아니다"며 "오해하시지 않길 바란다"는 발언을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소식을 접한 교육 관계자들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교사 폭력 예방의 가장 우선이 돼야 할 '학생 인성 교육에 대한 정책적 강화'는 거론되지 않은 채, 교사 개개인의 체력 단련만을 강조하는 박 의원 주장은 동조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교사 체력 단련은 물론 필요하지만, 폭력에 대응하기 위해 체력 단련을 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지는 건 비약이 다소 심하다"며 "특히 몇몇 특정 체육 종목을 거론하며 협약 체결을 강조한 부분도 오해를 살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이 교사 폭행에 대한 실태 파악이 부족했던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또 다른 교육 전문가는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맞고만 있는 이유는 폭력에 방어하다 '아동학대'로 오인해 일이 더 커지는 걸 막기 위해서"라고 지적하며 "기초 체력을 닦는다 해도 이러한 문제 때문에 폭력이 그대로 이뤄질 수 있다, 박 의원의 주장은 오히려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는 현장을 모르는 발언"이라고 염려했다.
교사 폭력 문제를 교사 개인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얼핏 좋은 정책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학교와 교육청이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할 교사 폭력 문제를 개인 문제로 축소될 가능성이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며 "대전시의원이자 교육위원장으로서 보다 신중한 제안을 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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