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수사 결과 우선…미진할 경우 특검해야"
윤상현, 김정숙 특검법 발의…"국민 공분 자아내"
[서울=뉴스핌] 김태훈 박서영 기자 = 국민의힘 내부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인도 출장과 관련해 '김정숙 특검법' 추진을 놓고 의견이 갈리는 모양새다. 특히 차기 당권주자들 간 의견이 엇갈리며 신경전이 펼쳐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 당권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취재진과 만나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미진한 게 있다면 특검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 및 북핵외교안보특위 연석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9.05.10 yooksa@newspim.com |
나 의원은 "김정숙 여사와 관련된 의혹이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라며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하는데 특검으로 할지, 수사의 방법으로 할 건지에 대해 좀 더 잘 들여다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또 다른 당권주자인 윤상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소통관을 열고 '김정숙 종합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김정숙 여사 특검법을 발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의원은 "저는 오늘 김정숙 여사를 둘러싼 의혹들에 대한 진상조사, 실체 규명을 위해 그간에 제기된 의혹들을 총망라하고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사건들도 수사대상으로 하는 김정숙 종합 특검법을 발의한다"라며 "문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첫 배우자 단독외교'라고 표현했던 김 여사의 타지마할 방문이 셀프초청, 혈세관광, 버킷리스트 외유였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며 국민들의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현진 의원도 '김정숙 특검법'에 힘을 실었다. 배 의원은 앞서 21대 국회에서 김정숙 여사의 인도 출장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배 의원은 의총 후 취재진과 만나 "이 사안은 김정숙 여사의 직권남용과 국고손실에 대한 혐의를 묻는 사안"이라며 "기내식으로 6000만원을 사용했다거나 국민들이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을 만한 팩트들이 밝혀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배 의원은 이어 "적어도 국가 최고 권력자의 어떤 지시에 의해 이루어진 직권남용 혐의인지, 회계의 최종 책임자인 문재인 전 대통령이 연루됐는지, 정범의 혐의가 있는지에 대해 공정하게 국민의 시선으로 바라보려면 특검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힘을 보탰다.
반면 당 지도부인 성일종 사무총장은 특검법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야당의 무더기 특검 공세에 '정쟁'이라고 주장했던 여당마저 정쟁용 특검안을 내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이유다.
성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수사가 미진하거나 문제가 있을 때 특검으로 가야 한다"라며 "저는 (공동발의 법안에) 사인할 생각이 없다. 모든 것을 특검으로 하자 그러면 대한민국 검찰과 경찰, 사법기관이 왜 있어야 하겠나. 수사를 하면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야권을 향해 "김정숙 여사의 타지마할 관광은 4끼의 비행기 기내식 식사 값이 6200만원으로 간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어떤 게 더 큰 국가의 중대한 일이 되겠나"라며 "민주당은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먼저 대답하고 특검을 요구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