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미국 PC 제조업체 델 테크놀로지(이하 델)가 기대를 웃도는 분기 실적 발표에도 31일(현지시간) 뉴욕시장 장중 주가가 20% 가까이 급락하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실망스러운 인공지능(AI) 서버 수주 잔고와 이익률 하락을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AI 서버 매출 증가에도 실질적인 이익률 증가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실망했다는 것이다.
델 테크놀로지스 본사 [사진=블룸버그통신] |
30일 장 마감 실적 발표에서 델은 이달 3일로 마무리된 1분기 매출이 222억4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6% 정도 늘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6개 분기 연속 매출 감소 행진을 멈췄고, 이번 수치는 LSEG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 매출 216억4000만달러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오는 2분기 주당순이익 예상치는 1.65달러, 매출은 235억달러~245억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233억5000만달러도 웃도는 수치다. 연간 매출은 935억달러~973억달러로 예상했다.
기대를 뛰어넘는 분기 실적과 가이던스에도 주가가 하락한 이유에 대해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인프라 솔루션 그룹의 영업이익률이 전년 대비 낮아졌다는 점을 언급했다. 더불어 1분기 AI 서버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17억달러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 이익도 전년 동기와 비교해 변화가 없다고 지적했다.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실적 발표가 "델의 AI 서버가 거의 마진이 없는 수준에 판매되고 있다는 우려를 재점화했다"고 지적했다. 회사의 AI 사업이 아직 눈에 띌 만한 순이익을 회사에 안겨주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기대 이상의 분기 실적 발표 후 델의 주가가 하락한 원인에 대해 AI 서버 수주잔고가 38억달러로 예상보다 낮았고, 이번 회계연도 매출총이익(growth margin)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BofA의 애널리스트들은 그럼에도 "우리는 델이 AI 도입 초기 단계에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더 높은 AI 관련 이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종전의 '매수' 투자 의견도 유지했다.
또 다른 월가 투자은행 JP모간도 이번 분기 실적 발표에 대한 투자자들이 반응이 놀랍지 않지만 "우려는 과장됐다"고 평가하고 '비중확대' 투자 의견을 유지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