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자금조달 계획 관련 서류 보완 제출 요구
철저한 검증으로 재무건전성 확인해야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5G 28㎓ 주파수를 낙찰 받으며 제 4 이동통신사로 선정된 스테이지엑스가 정식 사업을 시작도 하기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주파수 할당대가 마감기한에 낙찰가의 10%인 430억원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납부했지만 과기정통부가 보완 서류를 요구하면서 출범 첫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앞서 스테이지엑스는 지난 7일 5G 28㎓ 주파수 낙찰가 4301억원의 10%인 430억원과 필요 서류를 과기정통부에 제출했다. 스테이지엑스는 이러한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주주사 명단도 공개했다. 컨소시엄 주주사로는 스테이지파이브, 야놀자, 더존비즈온이, 파트너사로는 연세의료원(세브란스병원), 카이스트,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 폭스콘인터내셔널홀딩스, 신한투자증권 등이 참여한다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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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원 산업부 기자 |
문제는 과기정통부가 스테이지엑스에 보완 자료를 요청하면서 발생했다.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스테이지엑스의 자금 조달력과 주주 구성에 대한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4이통에는 크게는 조 단위의 투자가 필요할 수 있는데 이를 무리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자금 조달력과 이를 뒷받침할 컨소시엄 주주 구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스테이지엑스의 자금 조달 능력에 대한 의문은 주파수 낙찰 당시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주파수 할당대가의 10%인 430억원을 마감기한이 다 돼서야 납부하면서 의문부호는 더 늘었다.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은 "주파수 할당대가는 이제 10%를 낸 것이고 시작에 불과하다"며 "그동안 제기된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빨리 납부를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2월 스테이지엑스가 개최된 미디어데이에서 4000억원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힌 자본금 규모가 500억원으로 줄어들면서 우려는 더 커졌다. 서울YMCA 등 시민단체에서는 "당초 자본금 납입계획을 2000억원으로 밝혔으면서 500억원만 납입한 것이라면 법이 정한 필요사항을 불이행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28㎓ 주파수 사업자로 스테이지엑스를 적극 지원하던 과기정통부도 신중한 입장으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는 기간통신사업자를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꾸고 필수적인 기지국 확보수도 1만5000대에서 6000대로 줄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통신사업자의 재무 건전성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스테이지엑스는 보완 서류를 제출하며 자금조달 계획에 대해 자신하고 있다. 증자를 통해 당초 발표한 대로 자본금 2000억원 중 나머지 1500억원을 확보하고 금융권 조달과 시리즈A 투자를 통해 6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시리즈A 투자는 시장에 서비스를 출시하기 전에 투자금을 유치하는 단계를 뜻한다. 이에 대해서도 업계와 전문가들은 "시리즈A로 투자금 2000억원을 유치하는 것 또한 현실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국내 이동통신업계는 오랫동안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3사 체제로 이어져왔다. 이에 스테이지엑스가 28㎓ 주파수 낙찰자로 선정될 때만해도 이통업계의 메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됐다. 4이통사로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통신요금 인하와 함께 이통 3사의 서비스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테이지엑스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은 기대보다는 우려에 가깝다. 스테이지엑스는 세간에 제기되고 있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자금 조달 등 향후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다.
정부도 스테이지엑스가 4이통사로 출범 가능할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이미 선정 과정에서 허들을 낮췄기 때문에 심사 과정에서는 더욱 철저해야 한다. 부실 검증 논란으로 출범한 4 이통은 메기가 아닌 재앙이 될 뿐이다.
ori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