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美 매출 909억원, 전년比 70% ↑
2029년 미국 매출액 10억 달러 돌파 전망
한·중·일 3상 진행…국내 판권 동아ST 소유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가 미국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뇌전증 치료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나가는 모습이다.
매출 1조원 돌파가 머지 않았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출시 시점과 연내 도입될 예정인 후속 약물(세컨드 프로덕트)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엑스코프리 [사진=SK바이오팜] 2024.05.29 sykim@newspim.com |
30일 SK바이오팜에 따르면 올 1분기 엑스코프리의 미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0% 가까이 성장한 909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미국에서 출시된 엑스코프리는 매분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분기별 매출은 1분기 539억원, 2분기 634억원, 3분기 757억원, 4분기 777억원을 달성한 바 있다.
회사의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엑스코프리가 매분기 앞자리 수를 바꿔가며 빠르게 성장한 덕에 SK바이오팜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에도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2029년에는 미국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하며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출시 이후 처방 증가 속도도 경쟁 약물과 비교했을 때 빠른 편이다. 지난 3월 기준 처방 수는 2.7만 건으로 경쟁 신약의 출시 47개월차 평균의 약 2.3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SK바이오팜은 미국 현지에 엑스코프리 판매를 담당하는 자회사 SK라이프사이언스를 설립하고 직접 판매에 나서고 있다. 뇌전증 및 중추신경계(CNS) 치료제 판매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영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직접 판매 체계가 시장 점유율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엑스코프리가 미국에서 빠르게 성장하자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 출시 시점에도 관심이 모인다. SK바이오팜은 올 1월 동아에스티와 세노바메이트에 대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 30개국 진출을 위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 규모는 190억원이며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은 50억원이다.
한·중·일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성인·소아 전신 발작 적응증 확대를 위한 임상도 이뤄지고 있다. 다만 국내 발매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국내 및 아시아 29개국에서는 세노바메이트에 대해 미국에서 허가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허가를 취득하고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언제 발매될지는 예상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SK바이오팜은 이 외에도 유럽 안젤리니 파마에 세노바메이트의 유럽 판권을 이전했으며 2019년 계약금으로 1억 달러를 받았다. 2021년 3월 유럽의약청으로부터 최종 판매 허가를 받음에 따라 마일스톤 1억1000달러를 수령했다. 독일을 시작으로 덴마크와 스웨덴,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 진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SK바이오팜은 상업화 후 판매 금액에 따른 경상 기술료를 지급받고 있다.
2020년에는 일본 오노약품공업과 일본 상업화 추진을 위한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으며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 50억엔을 받았다. 중국의 경우 2021년 11월 합작사 이그니스 테라퓨틱스를 설립해 지분을 확보했으며 함께 중국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같은 해 엔도그룹과 캐나다 세노바메이트 캐나다 상업화를 위한 기술수출 계약을 맺고 선 계약금 2000만 달러를 받았다.
엑스코프리의 미국 내 성장과 기술수출 성과에 힘입어 SK바이오팜의 실적도 반등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영업이익 103억원을 달성하며 2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매출액은 11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5% 증가했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제약·바이오 전망 보고서를 통해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를 기반으로 분기 실적 흑자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며 "매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해 올해 매출액 4812억, 영업이익률 10.4%를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엑스코프리가 성공함에 따라 세컨드 프로덕트에 대한 기대감도 큰 분위기다.
조형래 SK바이오팜 글로벌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은 지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세컨 프로덕트를 도입하기 위한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에 변동 없음을 재차 말씀드린다"며 "연내 가시적 성과와 계획 일정 등을 보여드리도록 모든 담당 조직이 최선을 다해 뛰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후속 신약으로는 엑스코프리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중추신경계(CNS) 약물이 도입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미 미국 시장에 구축해 놓은 영업망을 활용하기에도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엑스코프리의 처방 건수가 늘면서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유의미한 결과"라며 "미국 직판 체계 구축에 초기 비용이 투입되긴 했지만, 자리를 잡고 나면 추후에 다른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이점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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