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안전성·품질검사 매주 실시, 93개 제품 중 40개 부적합
발암가능 프탈레이트계가소제 검출 최다·가습기 살균제 성분도
민·관 협력 검사 규모·정확성↑, 관련해 전담 피해상담센터 운영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해외 온라인 플랫폼 내 93개 어린이용 제품 가운데 43%에 이르는 40개 제품에서 기준치의 최대 400배가 넘는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서울시는 지난달 초부터 최근까지 7차례에 걸친 해외 온라인 플랫폼 내 어린이용 93개 제품에 대해 실시한 안전성 누적검사 결과, 40개 제품에서 최대 428배의 유해물질이 검출돼 '부적합' 판정받았다고 28일 밝혔다. 단일제품에서 여러 유해성분이 검출된 경우가 있어 발생건수는 총 57건에 달한다.
쉬인에서 판매 중인 어린이용 가죽가방에서 기준치의 2.8배를 초과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DEHP)가 검출됐다. [사진=서울시] |
시는 지난달 8일 첫 안전성 검사 결과 발표를 시작해 현재까지 해외 온라인 플랫폼 판매제품 대상으로 총 7차례에 걸쳐 유해물질 검출 결과를 밝히고 있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검출된 유해성분은 '프탈레이트 가소제'로 어린이 완구·학용품·장신구 등의 25개 제품에서 발견됐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내분비계 장애 물질로 정자 수 감소·불임·조산 등 생식기능에 영향을 미치며 접촉 시 눈·피부 등에 자극을 일으킬 수 있다. 그중 DEHP(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는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인체발암가능물질(2B등급)이다.
납·니켈 등 중금속도 15개 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중금속은 인체에 축적돼 장기적으로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납은 안전기준 이상 노출 시 생식기능에 해를 끼치고 암 위험도 증가시킨다. 무엇보다 임신 중 태아 뇌 발달·어린이 학습·행동문제도 유발할 수 있다.
가습기살균제 성분 CMIT·MIT 같은 사용금지 방부제(3건)와 폼알데하이드(2건)·붕소(2건)·바륨(1건) 등도 기준치 초과 제품이 많았다. CMIT·MIT는 미생물 증식을 지연, 제품 변질을 막는 데 쓰이는데 피부·호흡기·눈에 강한 자극을 일으키고 심각한 부상·사망까지 초래할 수 있다.
시가 이달 가방·신발·벨트 등 중국 온라인플랫폼 쉬인에서 판매 중인 어린이용 가죽제품 8개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안전 기준치 대비 최대 428배의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됐다. 신발 깔창에서 폼알데하이드 수치가 1.8배, 가죽벨트에서는 납이 1.78배를 초과해 검출됐다.
기계적·물리적 시험에 탈락한 제품은 총 9개로 날카로운 부분이 베임·긁힘 등을 유발하고 작은 부품으로 인한 삼킴·질식 등 위험도 있었다. 지난 4월부터 총 7회의 안전성 검사 결과는 서울시 누리집과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누리집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왼쪽 두번째)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해외 온라인 플랫폼 소비자 보호를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민간 검사전문기관과 업무협약서를 체결하고 있다. 2024.05.24 choipix16@newspim.com |
해외직구 안전성에 대한 시민 불안감이 확산하는 가운데 시는 앞으로도 매주 안전성 검사를 어린이 제품에서 일상생활에 많이 쓰는 식품용기·위생용품·DIY가구·어린이용 놀이기구·화장품 등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7월에는 물놀이용품 안전성 검사도 집중 실시한다.
아울러 신속·정확한 분석과 검사 규모 확대를 위해 국가기술표준원 안전인증기관 3곳과 체계적인 품질·안전성 검사시스템도 구축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도 전문인력 10명을 투입해 민·관의 검사역량을 강화하고 검사 규모를 늘릴 방침이다.
현재 유해성이 확인된 제품에 대해서는 국내외 온라인 플랫폼사에 판매 중지를 요청해 해외직구 상품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또 해외 온라인 플랫폼 소비자피해 신고센터(2133-4896)를 운영해 소비자 피해상담·적합한 구제 방안도 안내·지원 중이다.
송호재 서울시 노동·공정·상생정책관은 "중간점검 결과 수많은 유해한 제품들이 시민, 특히 아이들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어 앞으로 안전검사 대상을 확대하고 다양한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해 시민들의 안전을 철저하게 보호 하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