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GC녹십자 이어 아이디언스와 공동개발
전통 제약사 간 협력 배경 관심…"자본·인프라 탄탄"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동아에스티가 최근 신약 개발을 위해 전통 제약사들과 잇따라 손을 잡고 있다. 각사의 탄탄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공동 협력 체계를 통해 눈에 띄는 성과를 도출할지 주목된다.
이른바 개방형 혁신으로 불리는 동아에스티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은 신약 개발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 성장을 촉진할 것이란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사진=동아에스티] |
21일 동아에스티에 따르면 전날 일동제약그룹의 신약 개발 전문 회사인 아이디언스와 표적항암제 신약 후보물질 베나다파립(Venadaparib)과의 병용투여에 관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동아에스티는 250억원을 투자해 아이디언스의 2대 주주로 올라섰으며 회사의 신약 후보 물질과 베나다파립을 병용투여 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베나다파립은 '파프(PARP, Poly ADP-ribose polymerase)' 저해 기전을 가진 표적 치료 항암제 신약 후보물질이다. 아이디언스는 위암, 유방암, 난소암, 파프저해제 내성암 등을 타깃으로 임상개발 작업을 추진 중이며 임상 1상 결과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올 초 열린 미국 임상종양학회 소화기암 심포지엄 'ASCO GI 2024'에서 위암 3차 및 4차 치료 환자를 대상으로 베나다파립과 화학 요법 항암제인 이리노테칸 조합의 병용 요법을 시행한 임상 1상 시험 중간 결과를 공개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각사의 파이프라인과 신약 후보 물질을 토대로 시너지 가능성을 판단해 협력한다"며 "아이디언스의 베나다파립이 임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한 점 등을 계기로 오픈 이노베이션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부터 활발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제약사들이 주로 바이오 벤처와 손을 잡는 전략과 달리, 경쟁사로 분류되는 국내 전통 제약사들과 공동 협력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지난해 10월에는 GC녹십자와 면역질환 신약 개발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만성 염증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표적을 공동으로 선정하고 신규 치료 접근법을 연구할 계획이다.연구 결과에 대한 권리는 공동으로 소유한다.
이에 앞서 같은 해 9월에는 HK이노엔과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 공동 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동아에스티의 단백질 분해 기반 기술을 HK이노엔이 개발한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저해제에 접목해 EGFR L858R 변이를 표적하는 차세대 EGFR 분해제 후보물질을 도출한다는 구상이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전통 제약사와의 오픈 이노베이션이 드문 사례이긴 하지만 자본력과 인프라가 탄탄해 유리하다는 시각도 있다"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동아에스티는 매년 연구개발(R&D) 비용을 확대하며 신약 개발에 역량을 쏟고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연구개발비용은 2021년 991억원에서, 2022년 1120억원, 2023년 1211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 전문 기업인 앱티스를 인수하며 ADC 항암 파이프라인 개발을 본격화했다. 앱클릭 기반의 위암, 췌장암 타겟인 클라우딘(Claudin)18.2 ADC 후보물질 AT-211 개발 중에 있으며 연내 미국 및 국내 임상 1상 IND 신청을 계획하고 있다.
이 외에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DMB-3115가 지난해 6월 유럽 EMA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했으며 같은 해 10월 미국 FDA 품목 허가를 마쳤다. 미국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를 통해 MASH(대사이상 지방간염) 및 2형 당뇨 치료제 DA-124의 글로벌 임상 2상 파트1, 파트2도 진행 중이다.
비만 치료제 DA-1726은 글로벌 임상 1상 파트1 단계에 있으며 과민성 방광 치료제 DA-8010은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면역항암제 DA-4505는 지난해 11월 국내 임상 1/2a상 IND 승인을 받은 바 있다.
s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