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악몽' 한 분기만에 '탈출'
고객 끌어 모은 트레이더스 '분발'
이마트24, 자회사 유일 실적 악화
SSG닷컴·G마켓은 적자 폭 줄여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이마트의 올해 1분기 실적 개선은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며 방문 고객수를 늘린 전략이 주효했다. 자회사 이마트24, 신세계건설의 부진이 이어진 가운데 이마트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며 한 분기 만에 흑자전환을 이끌었다.
16일 이마트에 따르면 기존 점포를 비롯한 자회사들의 실적 호조로 1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자회사를 제외한 이마트 별도 기준 매출액은 4조20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소폭 증가에 그쳤다.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일회성 비용(46억원)이 반영됐다. 반면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개선에 성공했다. 별도 기준 이마트의 1분기 영업이익은 932억원으로 전년 동기(643억원) 대비 44.9% 증가했다. 직전인 지난해 4분기(393억원)와 비교해서도 두 배 넘게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사진=이마트] |
특히 트레이더스의 영업이익 개선 폭이 돋보였다. 트레이더스는 1분기 30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74억원) 대비 네 배 넘게 영업이익을 끌어올렸다. 이마트는 트레이더스가 방문 고객수도 7.5% 증가하며 실적 반등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고물가로 인해 단위당 가격이 저렴한 대용량 상품을 찾는 고객이 늘어난 데다, 저렴하면서도 든든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트레이더스 푸드코트 'T카페'가 '가성비 외식 핫플'로 입소문을 타면서 방문객 수가 가파르게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이마트 측은 "이마트가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며 방문 고객수를 늘린 것이 실적 개선의 주요인으로 꼽힌다"며 "이마트는 올해 들어 고객이 꼭 필요한 상품을 상시 최저가 수준으로 제공하는 '가격파격 선언'을 통해 가격 리더십 재구축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매해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이 전체 이마트의 영업이익을 갉아먹는 구조다. 지난해 이마트가 별도기준 1880억원의 이익을 내놓고 연결기준으로 469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이유다.
올해는 자회사들도 힘을 내며 이마트가 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는 원동력을 마련했다. 이마트의 9개 주요 연결 자회사 중 7개 자회사가 전년 동기 대비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SCK컴퍼니(스타벅스)는 지속적인 신규점 출점 효과와 국제 원두가격 하락, 폐기 감축 등 원가 개선 노력에 힘입어 전년 대비 59.5% 증가한 32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 주요 매장의 매출 실적 호조에 따라 지난해 동기 대비 320.7% 증가한 12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투숙률 개선을 바탕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5.0% 증가한 5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코로나 팬데믹 종료 이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두 이커머스 자회사 SSG닷컴과 G마켓은 1분기 적자를 기록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손실 폭을 줄이는 데는 성공했다. SSG닷컴은 156억원에서 139억원으로, G마켓은 109억원에서 85억원으로 각각 손실 폭을 17억원, 24억원 줄이는 데 성공했다. SSG닷컴의 경우 백화점 상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광고패키지 다양화를 통한 광고 수익 등이 증가하며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기준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5억원 증가한 54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마트의 오프라인 삼총사 중 막내 격인 편의점 이마트24는 적자 폭이 늘었다. 이마트24는 1분기 131억원의 적자를 냈다. 적자 규모로는 SSG닷컴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작년 1분기(-39억원) 보다 92억원의 적자가 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24는 현재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신규 모델 론칭 및 수익중심형 신규 출점, 이마트와의 기능적 통합에 따른 상품경쟁력 확보를 진행 중"이라며 "효율적인 상품공급을 위한 물류 인프라 투자 확대, 점포 운영을 위한 시스템 개선 투자 등으로 인해 단기적 영업이익은 다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실적 개선을 위해 노브랜드 판매 매장 확대, 이마트24 전용 노브랜드 상품 개발 등 이마트와의 기능 통합 시너지를 최대한 활용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