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정부가 러시아와 무역 거래를 중개하는 중국 은행을 겨냥한 제재를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일부 중국 은행들을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차단하는 제재 초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24일부터 사흘간 중국을 방문하는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이 이를 외교적 지렛대(leverage)로 활용해 러시아 군수 생산에 대한 중국의 상업적 지원을 막을 수 있길 바라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항공기에 오르기 전 인사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중국은 미국 등 서방의 경고에 따라 지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무기를 직접 지원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군용으로 사용 전환이 가능한 상업 물자의 경우 지난해 3월 중러 정상회담 이후 중국의 대러 수출이 급증했는데 특히 전기 회로망, 항공기 부품, 기계 및 공작 기계의 경우 중국이 러시아의 최대 공급국이 됐다.
미국 정부는 중국이 용도 전환이 가능한 물자 수출로 러시아 군수 산업 생산 역량 재건을 지원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기업에 대금을 처리하고 무역 거래를 위한 신용을 제공하는 등 러시아로의 상업 수출을 위한 주요 중개자 역할을 맡는 중국 은행들에 제재를 가함으로써 러시아의 전쟁 무기 생산에 필요한 물자를 차단하겠단 구상이다.
미국 당국자들은 중국 은행들을 겨냥한 제재가 외교적 노력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가할 단계적 옵션이라면서, 미국 정부는 최근 몇 주 동안 비공개 회의와 통화로 중국에 이러한 조처를 할 수 있음을 알리며 대러 이중용도 제품 수출 억제 압력을 가했다고 귀띔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도 이달 초 중국 당국자들과 회의에서 "군수 또는 이중용도 물품을 러시아 방위산업기지로 보내는 중대한 거래를 촉진하는 모든 은행은 미국 제재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블링컨 장관이 방중 기간 중국 정부에 중국 금융기관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상기 시킬 것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일부 중국 은행들은 미국의 잠재적 제재를 우려해 지난달부터 러시아 대금 결제 처리 업무를 중단했다는 러시아 현지 매체 보도들도 나왔다고 FT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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