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세계 책의 날' 행사에서 점점 낮아지는 국내 독서율을 높이고 독서문화를 진흥시키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약속했다.
유인촌 장관은 23일 세종문화회관 1층 '광화문 책마당'에서 세계 책의 날을 기념해 '더 많은 책 더 넓은 세계' 행사에 참여해 책 나눔과 낭송회를 진행하며 시민들과 만났다. 이 자리엔 출판계, 도서관 업계 관계자들과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 서울시 최경주 문화본부장, 배우 황정민도 함께 했다.

이날 유인촌 장관은 본 행사 직전 사전에 신청한 시민들에게 직접 책을 나눔하며 '책의 날'을 알렸다. 안호상 사장과 출판, 도서계 인사들이 함께한 이 행사에서 시민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며 장사진을 이뤘다. 지나가던 시민들도 멈춰서서 이 장면을 카메라로 찍는 등 이목이 쏠렸다. 책 나눔에 선정된 책은 각 출판사들을 통해 미리 추천받은 도서들로 구성됐다.
유 장관은 본 행사에서 "책이란 무엇이냐 이건 아주 기본적인 질문이면서도 굉장히 범위가 넓은 얘기다. 어릴 때부터 책은 늘 옆에 있었고, 직접 살면서 경험해보지 못한 수없이 넓고 깊은 세상을 만나게 해줄 수 있는 건 책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책 외에 우리가 박물관, 미술관 그 외에 연극, 무용, 음악, 우리 전통 이런 여러 가지의 예술 형태를 통해서도 간접 경험은 할 수 있지만 책은 읽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서 자기 마음껏 상상할 수 있다. 그러니 훨씬 그 범위가 넓다. 그래서 독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저는 요즘이 복제 영상 시대라고 자주 얘기한다. 수없이 많은 영화와 드라마, 또 쇼츠가 유행이다. 수없이 많은 복제된 영상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책을 안 읽게 된다고 하면 우리를 둘러싼 이 환경은 변할 수 없는 법칙이다. 독서율이 떨어진다. 책이 안 팔린다는 걱정을 하지만 시대적인 변화에 따라 책도 변화해야 한다고 해서 오디오북, 전자책도 나왔다. 더 넓은 의미로 작가들도, 출판 업계도 변화에 따라가기 위한 고민을 더 많이 해야 되는 그런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문체부의 수장으로서 독서 장려 정책에 대한 질문을 받고 "독서율은 정부가 아무리 올리라고 한다고 되는 건 아니다"라며 "사람이 책임는 것까지 정부가 어떻게 나서서 규제를 하겠나. 진흥을 한다는 얘기도 넌센스 같기도 하다. 결국은 좋은 책이 읽힌다.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한 근본적인 게 좋은 작가가 더 많이 나와야 되고 또 출판사에서는 정말 좋은 책 읽힐 만한 책을 선정하고 출판을 해야 하고 그것이 판매 유통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리해주는 게 정부가 나서서 할 일"이라고 했다.

또 "작년 10월에 재취업해서 현장, 업계와도 만나고 논의한 성과나 예산은 내년에 더 다른 환경으로 만들어 보겠다. 예산이 많이 줄었다고 걱정이 많으시다. 주어진 한계 안에서 어떻게든지 최선을 다해서 이제 몸부림이라도 치면서 올해를 잘 넘기고 지금이 내년에 살림을 어떻게 살 건가를 정하는 중요한 때다. 삭감된 만큼 확실하게 다시 진행시킬 수 있도록 예산 다시 다 확대시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끝으로 유 장관은 "정부의 역할은 일종의 마중물을 두는 것"이라며 "펌프 잘해서 물 나올 수 있도록 마중물만 주고 현장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거다. 내년에는 어쨌든 이 부분이 확실하게 회복될 수 있도록 지금 예산 정리를 다 하고 있다. 관계자들과도 계속 의견을 교환해 많은 사업과 정책과 이런 변화를 가져올 거란 약속 드린다"고 말했다.
유인촌 장관은 발언 이후 배우 황정민과 함께 셰익스피어의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의 한 구절을 읽는 낭독회를 마련했다. 황정민이 먼저 2장의 맥베스 방백을 낭독하자, 행사장에선 탄성이 흘러나왔다. 유 장관은 "내가 먼저 읽을 걸 그랬다"고 말하며 웃음을 주기도 했다. 이어 유 장관은 1장의 맥베스 방백을 낭독하며 '책의 날' 현장 분위기를 달궜다.

이날 행사에 앞서 출판 노조 관계자들이 행사장 앞을 찾아와 유인촌 장관과 잠시 만남을 갖기도 했다. 유 장관은 직접 이들과 이야기를 잠시 나눴으며, 별도로 만나서 문제 상황을 논의하자며 약속을 잡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jyy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