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라이브
KYD 디데이
증권·금융 은행

속보

더보기

은행권 자율배상 '지지부진', 홍콩ELS 사태 장기화 수순

기사입력 : 2024년04월19일 11:53

최종수정 : 2024년04월19일 11:53

투자자·판매사 배상비율 이견 커, 자율조정 '난항'
피해자모임 완전배상 투쟁 확대, 정치권 접촉도
각종 오해와 억측으로 갈등 커져, 중재자 '실종'
대규모 손실 사태 장기화 불가피, 후속 대응 시급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자율배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배상비율을 둘러싼 투자자와 판매사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피해자모임이 완전배상을 위한 정치권 접촉 등 대외투쟁에 나서며 사태가 복잡해지는 형국이다.

신속해결을 위해 금융당국이 마련한 자율배상기준안이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지만 이를 해결한 후속 대응안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 수순에 접어들면서 금융권 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금융정의연대·민변 민생경제위원회·참여연대·홍콩지수 ELS 피해자 모임 관계자들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홍콩 ELS 사태' 관련 금융당국에 대한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2.15 mironj19@newspim.com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NH농협·하나·SC제일·우리은행 등 은행권 홍콩ELS 자율배상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다 판매 은행인 국민은행이 지난 15일부터 사전안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자율배상에 착수하면서 오히려 갈등이 더 커지는 상황이다.

현재 은행권 자율배상합의(자율조정)는 계좌별 만기가 도래해 배상비율이 확정된 고객 중에서도 비교적 가감요인 명확한 경우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는 판매사 입장에서 고객 책임 요인이 명확해 상대적으로 배상비율을 정하기 쉽다고 판단되는 사례부터 자율조정을 하고 있다는 의미로 이에 따라 배상비율 또한 40%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반면 금융당국의 배상기준안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은행들이 고객 책임이 크다는 설명과 함께 예상보다 낮은 배상비율을 제시함에 따라 오히려 자율배상 실시 이후 갈등이 커지고 있다고 반발한다. 자율배상 초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합의 사례가 매우 적은 이유다.

8조원 이상을 판매한 국민은행 역시 다른 은행들과 크게 다르지 않는 수준의 배상비중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자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피해자모임에서 추진중인 완전보상을 위한 청와대청원 등 집단행동에 동참하는 투자자들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자율배상 과정에서 온갖 오해와 억측도 난무하고 있다.

투자자가 금융당국 분쟁조정위원회를 신청할 경우 은행과의 자율조정은 중단된다는 절차적 설명을, 은행이 투자자들의 민원취하를 강요하고 있다고 잘못 이해해 항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금감원]

또한 은행이 홍콩ELS를 판매한 담당자를 퇴직시켜 불법판매 정황을 없애고 있다든가, 금융당국이 금융권과 불법적 합의로 배상규모를 축소했다는 등 근거없는 소문도 난무하는 상황이다. 은행의 자율배상 규모 등을 반영해 과징금을 줄이는 건 금융소비자보호법에 근거한 적법한 절차다.

야권의 총선 압승도 자율배상 속도를 더디게 하는 요인이다. 투자자들이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야권과 연계해 완전배상을 받거나 적어도 40% 수준인 현 배상비율을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야권에서는 아직까지 홍콩ELS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각 은행들은 투자자에게 자율배상안을 제안하면서 짧게는 일주일, 늦게는 한달안에 수용 여부를 알려줄 것을 통보하고 있다. 원칙적으로는 통보한 기간 내 결정을 하지 못한다면 은행과의 합의는 취소되고 금융당국 분조위나 개별 소송을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자율배상을 통한 사태 해결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는 투자자에게 기한 내 선택을 강요하기 어렵다는 게 은행권 고민이다. 이에 일부 은행에서는 사실상 기한 설정 없이 고객 결정을 기다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같은 복합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자율배상 추진 이후에 오히려 홍콩ELS 사태는 장기화 수순을 밟고 있다. 팽팽한 대립을 조정할 중재자마저 요원하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로 인한 금융시장 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투자자와의 이견이 커 자율배상이 속도를 못 내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당국이 마련한 자율배상기준에 맞춰 최대한 신속하게 고객들의 접촉하고 있다. 기준안은 은행이 맘대로 바꿀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최대한 자율조정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사진
"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