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반등 예측은 섣불러"…중국 지표 여전히 변동성 커
철광석 가격 인상과 수요 회복 함께해야 실적 개선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철강업계의 반등은 언제일까. 철광석 가격 인하 등 올해 2분기부터 실적 반등의 신호가 보인다는 전망도 나오나 중국 지표가 여전히 변동성이 강해 예단은 어렵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동국제강의 에코아크전기로. [사진=동국제강] |
◆제값 받기 어려웠던 철강 수요…1분기도 부진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1분기 포스코홀딩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전년 대비 13.7% 감소한 6084억원이다. 지난 2월부터 실시된 포항 4고로 개수에 따른 일부 생산 차질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제철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65.3% 급감한 1157억원으로 추정된다.
철강업계 부진의 근본적인 원인은 부동산, 건설 등 주요 철강 수요 산업의 침체다. 특히 중국 시장의 영향이 컸다. 중국은 건설, 제조업 수요가 많아 글로벌 철광석의 최대 수요처인데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시장이 축소됐다. 더불어 엔저(엔화 가치 약세)의 영향으로 값싼 일본산 철강재 유입이 되면서 '제값 받기'가 어려웠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최근 중국 경기 회복세가 관찰되면서 2분기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회복되는 분위기다. 중국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구매자관리지수(PMI)는 지난달 50.8을 기록했다. 50보다 높으면 경기가 확장되고, 낮으면 수축한다는 의미인데 5개월 간 하락하던 PMI가 반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중국 경기 회복세 들어갈까…기대감에 철광석 가격 '껑충'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부터 내내 저점을 기록하다가 일주일 만에 10.3%나 상승했다. 철강 데이터 분석 프로그램 스틸웨어에 따르면 지난 5일 90달러 대였던 철광석 가격은 15일 장 마감 기준 112달러를 기록하며 크게 뛰었다. 3달 전 대비 11% 오른 가격이다.
지난해엔 수요는 적은데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원자재 값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웠지만 중국 수요가 회복되면 가격 반영이 쉽다. 증권가에서 2분기 실적 반등을 기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통상 철광석 가격은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제품 판가에 반영된다. 특히 원자재 가격은 중동 전쟁의 확산에 따라 더 오를 가능성도 커진 상황이기에 이번에 오른 철광석 가격이 유지되면서 수요가 회복된다면 2분기부턴 실적 반등을 노려볼 수 있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철광석 수입 가격이 1분기 톤당 124달러를 기록했지만 4월 들어 10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면서 "이에 따라 원가 부담이 상당 부문 완화될 것으로 보이며 2분기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산업 특성상 지정학적 리스크나 전방 산업의 수요 부진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예측은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대다수다. 총선 이전까지 묶여있던 전기요금 상승, 중동 전쟁에 따른 유류비 상승 등으로 에너지 비용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불확실성도 커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4분기 어려운 시장을 지난 것은 맞지만철강은 전방 수요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사업인 만큼 중국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중국 시장은 워낙 유동성이 크고 국가 정책의 입김이 세기 때문에 섣불러 수요 예측을 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bean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