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인플레, 11월 재선서 바이든에 '불리'
바이든 "연준, 금리 내릴 것" 기대
민주 "정부, 인프라보다 인플레에 신경써야"
공화 "바이든, 물가 관련 미국인 가스라이팅"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반등하는 인플레이션으로 골치를 앓고 있다. 높은 물가 오름세로 미국인들의 고통이 지속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어서다. 지지층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인프라나 기후 변화보다 유권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으로 경제 정책의 초점을 옮겨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인플레이션이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속에서 다시 오르고 있는 물가상승률에 주목했다. 전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5% 올라 지난 2월 3.2%보다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이 같은 높은 물가 오름세는 11월 대선에서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치고 대통령직을 유지하려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불리한 상황이다.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접전을 벌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인기는 경제 부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 CPI 발표 후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연방 정부는 열심히 일하는 가계의 비용을 낮추기 위해 할 일이 더 많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 관료들은 임기 내내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를 제한해 온 물가 상승을 즉시 늦출 수 있는 묘수를 찾기 어렵다고 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4.12 mj72284@newspim.com |
바이든 대통령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정부가 9%에 달하던 물가상승률을 3%로 낮췄다고 강조하고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즉 인플레이션이 계속 완화해 연준이 금리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대통령을 포함한 연방 정부 관료가 연준의 금리 정책을 언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달 5~9일 WSJ이 기업과 학계 경제 전문가를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49%의 응답자들은 연준의 금리 인하로 수혜를 누릴 대선 후보로 바이든 대통령을 꼽았다. 7%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이롭다고 답했고, 44%는 그 누구에게도 유리하지 않다고 했다.
민주당은 인프라와 반도체, 기후 변화 등 다른 경제 정책보다는 인플레이션에 집중할 것을 바이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대중들이 이 같은 경제 정책의 효과를 현실에서 체감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론 클레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국가의 인프라를 고치는데 너무 많은 노력을 투자하고 있으며 물가에는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공화당은 여전히 높은 물가상승률을 바이든 정부의 대표적인 실책의 결과로 선전한다. 공화당전국위원회(RNC)는 "이번 주 인플레이션 지표는 바이든이 물가가 제어되고 있다며 미국인들을 가스라이팅하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그의 경제 정책은 이 나라 전체 가계에 재앙이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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