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1일 '대국민담화문' 발표
연 2000명 의대 정원 확대 방침 고수
3자 협의체 제안…의료개혁 명분쌓기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의대정원 확대 문제를 놓고 정부-의료계 간 대화체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국민이 참여하는 '3자 구도'의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의료계의 참여를 전제로 국민이 참여하는 제3차 협의체를 구성해 의대정원 확대의 타당성을 따져보자는 취지다.
이와 별도로 정부는 대통령 직속 특별위원회 설치를 서둘러 의료개혁 주요 정책에 대한 추진 과제 및 이행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위 설치는 늦어도 이달 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 尹 대통령, 국민 참여 '3자 구도 협의체' 구성 제안
윤 대통령은 1일 오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대국민담화에서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국민이 참여하는 3자 대화체 구성 제안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의료개혁을 위한 대통령 직속 특별위원회 설치를 말씀드린 바 있다"면서 "국민, 의료계, 정부가 참여하는 의료개혁을 위한 사회적 협의체 구성도 좋다"고 제안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의대증원·의료개혁 관련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4.04.01 photo@newspim.com |
이날 윤 대통령의 발언은 대통령 직속 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의료개혁 관련 논의를 이어가되, 의료계가 참여 의사를 밝힐 시 국민이 참여하는 '제3자 대화체 구성'도 추진해 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박구연 국무1차장은 "만일 논의할 거리가 생겨 바로 특위에서 논의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3자가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체를 통해 논의해 보자는 취지"라며 "의료계가 참여 의사를 밝힐 경우 얼마든지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의 제3자 협의체 구성 제안은 정부-의료계 간 대화체 구성에 진전이 없자, 국민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의대정원 확대의 당위성을 피력하고, 이와 동시에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개혁 과제에 명분을 쌓기 위함으로도 해석된다.
3자 협의체 구성이 이뤄진다면 국무총리실 주도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정부는 총리실 주도하에 정부-의료계 간 협의체 구성을 위한 본격 논의에 착수했다. 다만 의료계가 무대응으로 일관해 협의체 구성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국민 참여의 제3자 협의체 구성과 관련한 구체적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한편 이날 담화문에서 윤 대통령은 정부의 연 2000명 규모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변화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입학정원 확대 규모를 두고 "정부가 충분히 검토한 정당한 정책을 절차에 맞춰 진행하는 것을 근거도 없이 힘의 논리로 중단하거나 멈출 수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윤 대통령은 "(의료계가)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 대통령 직속 특별위 구성 속도…복지부, 보건의료 단체에 참여 의사 타진
제3자 협의체 구성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정부가 추진하는 필수의료 4대 패키지 등 의료 개혁 과제 논의는 대통령 직속 특별위원회에서 이뤄진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초 "정부가 의료개혁 주요정책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이행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출범을 위한 준비 TF를 운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이번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출범에 앞서 의료개혁 과제에 대한 구체적 논의와 사회적 공론화를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의료개혁특별위원회는 의료개혁 주요 정책과제 중 중장기적 구조개혁 과제 등을 검토하고 이행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다. 특별위원회 준비 TF 간사는 복지부가 맡는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료개혁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4.03.20 yooksa@newspim.com |
복지부는 지난 25일 각 보건의료단체에 공문을 보내 영역별 위원 추천을 요청했다. 해당 공문에는 의료개혁 특위에서 정부가 발표한 필수의료 혁신 전략과 지역·필수의료 정책패키지에 대한 지원방안을 논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정부, 민간위원 등 30명 내외로 구성된다. 위원장은 민간 전문가가 맡게 된다. 여기에 특위 산하에 4개 분야별 전문위원회와 사무국인 의료개혁추진단 설치도 예정돼 있다.
정부는 공식적인 추천이 이뤄지면 조만간 내부 협의 등을 거쳐 특위 구성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특위 구성이 마무리되면 특위를 중심으로 관련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며 "복지부를 중심으로 특위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기에 조만간 특위 출범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의료계 불참 시 특위 대표성이 확보될 수 없다는 지적에 대해 "전공의, 의사단체 등 대표들이 참여해 특위 구성의 대표성이 100% 담보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특위를 운영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특위는 특위대로 굴러가야 정책추진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