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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전문기자 최헌규의 리얼차이나] <19> 미국을 대체하나, 10년후 중국 <上 >

기사입력 : 2024년03월25일 14:06

최종수정 : 2024년06월20일 00:02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 경제 쇠퇴론이 글로벌 경제 무대를 뒤흔들고 있다. 부동산 시장 붕괴로 중국 금융위기가 전면화할 것이라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인구감소 고비용 등으로 인해 중국이 추가 성장의 동력을 상실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중국 위험론이 팽배해지면서 외국자본의 중국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 한중관계가 악화한 가운데 중국이 겪고 있는 경제난은 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디리스킹(위험 제거) 전략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균열이 생기면서 한국의 대중국 무역에 차질이 빚어지고 무역 탈중국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 2023년 중국의 수출입 상대국 순위에서 한국은 일본에 2위를 내주고 3위로 밀려났다. 또한 미국은 세계 공급망 재편 와중에서도 여전히 중국의 수출입 상대국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미중 충돌로 한중 관계가 악화하면서 중국은 우리에게 투자 낙원에서 하루 아침에 엄청난 리스크 요인으로 전락했다. 필자가 베이징특파원이었던 2022년 8월, 막 부임한 주중 한국대사는 현지의 한국 기업들 앞에서 중국 투자에 있어 지정학적 리스크를 유의해야한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중국 투자를 계속 해야하나, 이미 실행한 투자 설비도 철수해야하는 것 아닌가.' 현지 투자 기업들은 중국 비즈니스를 어떻게 수행해야할지 몰라 좌불안석이다.

흥미로운 것은 늘 차이나리스크가 제기됐지만 장기적으로 볼때 서방 기업들의 중국 투자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왔다는 사실이다. 중국 전문가들은 서방 투자기관들이 중국 위기론으로 시장을 흔들어놓은 뒤 위안화 자산 가격이 빠지면 저가에 사들이는 방식으로 항상 이익을 챙겨왔다고 주장한다. 중국과 중국 시장에 대응하는데 있어 현재의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좀더 넓은 시각으로 면밀하게 들여다봐야하는 이유다.

2024년 2월 한국 과학기술정통부가 발표한 '주요 5개국 2022년 기술수준 평가 결과' 에 따르면 1위인 미국을 100%로 봤을 때 중국은 82.6%로, 처음 한국(81.5%)을 추월했다. 중국은 미국과의 기술 격차도 3년으로 단축, 미국 기술 추격에서 한국(3.2년)을 추월했다.

또한 50개의 국가 전략기술 평가에서 중국은 미국의 86.5%에 달해 한국(81.7%)은 물론 일본(85.2%)까지 제쳤다. 그동안 한국이 우위라고 여겼던 첨단 모빌리티와 차세대 통신 기술에서도 중국은 한국을 추월했고 항공 우주및 인공지능(AI) 로봇 기술 역시 한국을 뛰어넘었다고 한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 수도 베이징의 경제기술개발구 이쫭뉴타운 중심도로 6차선 대로에 바이두 자율주행 로보택시와 중국의 아마존 징둥물류의 무인 배송 차량(주황색)이 질주하고 있다.  사진 = 뉴스핌통신사 촬영. 2024.03.25 chk@newspim.com

 

중국 산업 육성 정책을 살펴보면 철저히 친환경 전기차와 신재생 에너지, 바이오, 반도체, 우주항공, 전자상거래 쪽으로 빠르게 중심축이 옮겨가고 있다. 중국에 대한 외국직접 투자(FDI) 유입이 주춤해지긴 했지만 첨단 의약, 신소재, 전자통신 분야에선 계속 투자가 이어졌다. 이런 분야 위주로 독일의 경우 2023년 대중국 총 FDI 투자금액이 오히려 증가를 보였다.

여전히 중국 도시와 기업들은 한국 협력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지만 신흥 산업 첨단 고기술 분야 외에는 별 매력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 한국에 요구하는 협력 분야는 대부분 배터리 전기차 부품 반도체 바이오 의약 이커머스 등 첨단 고기술 서비스 분야에 국한돼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자본 입장에서 볼 때 한국의 기술과 장비가 가성비 매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말한다. 기술 협력 파트너를 찾기위해 중국 자본은 유럽과 일본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한중수교(1992년 8월 24일) 일주일 전인 8월 17일 필자는 중국 동북 랴오닝(辽宁)성의 대형 석유화학 회사를 취재한 적이 있다. 이 회사는 종업원 3만명이 넘는 대기업 그룹이었는데 회사 국제협력부 책임자는 비닐이나 플라스틱 제조 회사도 좋고, 한국 돈 5천만원이라도 좋으니 투자 기업을 알선해달라고 매달렸다. 당시 중국이 달러 도입과 외국기업 유치가 얼마나 절실했는지를 말해주는 사례다. 지금 중국 대륙에선 한중수교 무렵인 30년 전 중국의 이런 모습을 흔적 조차 찾아볼 수 없다.

중국여행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8월 24일은 한중 수교일이었다. 모바일 통신 수단도 없고 한중 수교가 극비에 붙여진 터라 필자는 이 소식을 텐진(天津)공항 활주로의 아시아나 귀국편 전세기에 탑승한 뒤 기내 신문을 통해 알수 있었다. 탑승전 현지서 쓰고 남은 '외화 태환권'을 달러로 바꾸려 했으나 공항내 은행에서 환전 서비스가 불가능했다. 달러 유출을 한푼이라도 막기위한 심산인 것 같았다. 할수없이 면세점에서 물건을 더 구입하거나 일부는 그냥 가져와야 했다. 30여년 후인 지금 중국은 세계에서 달러 외환 보유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됐다.

사회주의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후 자본주의의 전유물인 시장경제 제도를 도입해 인류사에 없던 미증유의 대성공을 거뒀다. 중국이 고도 성장하는 과정에서 서방의 전문가들은 인구함정과 일당 체제의 한계 및 중진국의 함정, 부동산 금융위기, 투키디데스의 함정 등 숱한 가설을 내세워 끊임없이 중국 공산당의 실패를 설파해왔다. 부동산 붕괴가 경제 폭망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벌써 20년이 다 되가는 해묵은 주장이다.

<中 에 계속>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전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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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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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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