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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尹 정부 '부동산투기공화국' 기조 가장 충실히 이행해"

기사입력 : 2024년03월06일 12:35

최종수정 : 2024년03월06일 12:35

"재건축 규제 완화, 부동산 소유자 재산 증식 및 부동산 시장에 잘못된 메시지 던져"
"근본 대책 부재해…주거취약계층 주거 안정 본질적 고민해야"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이 부동산 시장가격 안정화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며 오히려 불평등 심화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정부, 재건축 규제완화 이대로 괜찮은가?'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6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정부, 재건축 규제완화 이대로 괜찮은가?'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경실련 제공] 2024.03.06 dosong@newspim.com

해당 토론회에서 경실련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2년간 제시된 5차례의 대책은 부동산규제를 대거 완화해 민간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이를 통해 주택공급 확대와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초기인 지난 2022년 6월 종합부동산세·취득세 완화 및 주택 공급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임대차 시장 안정 방안 및 3분기 추진 부동산 정상화 과제' 대책을 시작으로 270만 가구 민간 중심 공급을 목표로 한 '국민 주거 안정 실현 방안', 초과 이익 면제 기준 3000만원을 1억원으로 상향하고 초과 이익 구간별 10~50%인 부과율 단위는 2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확대하는 '국민 주거 안정 실현 방안 후속 조치로 재건축부담금 합리화 방안'을 연이어 내놨다.

또한 30년 이상 아파트 안전진단 면제 등 재건축 대상 주택 안전진단 규제 완화, 사업 기간 단축, 공적 PF(부동산 개발 관련 대규모 대출) 보증 25조 공급 등의 내용을 담은 '재건축 안전진단 합리화 방안' 및 '1.10 대책 주택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보완방안' 역시 제시해 재건축 시장 활성화를 유도한 바 있다.

다만 경실련은 일련의 정책을 두고 "원래 추구하고자 하는 '부동산 시장가격의 안정화'에 얼마나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지 기대효과를 판단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주택 재개발, 재건축을 용이하게 해 부동산 소유자가 재산을 늘릴 수 있고 재개발, 재건축을 통해 다시 용적률과 건폐율을 올릴 수 있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부동산시장에 던지는 것이 뚜렷하다"고 비판했다.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 소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50년 동안 형성된 '부동산투기공화국'의 기조를 현 정부가 가장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며 "정책의 본질은 시행사와 시공사, 건물주와 토지주, 서울 및 수도권 유주택자(다주택자)들에게 더 많은 불로소득을 보장하겠다는 것이고 이것은 불평등 심화,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내수 위축,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 가속화, 출생률의 지속적 저하로 이어질 것이 명약관화하다"고 말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지난 3년간 이어진 대책에도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가 저조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서 교수는 "최근 부동산시장은 PF 금융위기, 악성 미분양아파트 증가, 거래절벽 등으로 침체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며 "(정부가 보완 방안을 발표했지만) 정책 주요 내용은 재건축 시장 활성화에 기폭제가 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인은) 부동산시장 상황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부동산 대책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하락장에서는 규제 완화를 하더라도 수요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또한 대책들은 대부분 법을 개정해야 가능한 정책인데 여소야대라는 현 정치 구도에서 법이 정상적으로 개정될 것이라는 확신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이창수 가천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현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은 사회기반시설의 역할을 하는 주택 문제를 시장 메커니즘에 방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또한 "재건축 규제 완화가 시장 메커니즘에서 작용할 수 있는 도시는 서울시 및 수도권 1기 신도시 등 일부 도시의 일부 지역에 국한돼 수도권 집중 및 비수도권 쇠퇴를 가속한다"면서 "과도한 개발밀도로 인한 정주(定住) 환경의 상대적 불리함과 인구가 감소 문제가 중첩되는 30년 후 지속가능성 저하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김천일 강남대 부동산건설학부 교수는 "정부의 규제 완화 대책이 주거취약계층의 주거 안정에 얼마나 기여하는 대책인지 본질적인 고민이 미흡하다"며 "취약계층의 생활반경 내 다양한 주거 공간들을 마을 단위에서 자생적으로 지속할 수 있게 공급하고 관리할 수 있는 정책 모델이 수립되어야 하며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공급 주체를 육성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깊이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18일 1기 신도시 재건축 기간 주민 이주 후보지 물색에 나서는 등 재건축 대책 추진을 지속하고 있다.

dos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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