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설 연휴 말레이시아 배터리 공장 방문
경쟁사 대비 낮은 전기차배터리 점유율...투자 과감해질 듯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국내 배터리 3사중 투자에 가장 보수적이라 평가 받는 삼성SDI가 올해부터 과감한 투자에 나설지 배터리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새해 첫 해외출장지로 삼성SDI 말레이시아 배터리 공장을 찾으면서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며 위기론이 제기된 가운데 이 회장이 배터리사업에 힘을 실어주면서 삼성SDI도 고무된 분위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설 연휴 첫날인 지난 9일 말레이시아 스름반에 있는 삼성SDI의 배터리 2공장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삼성SDI 임직원들에게 "어렵다고 위축되지 말고 담대하게 투자해야 한다"면서 "단기 실적에 일희일비 하지말고 과감한 도전으로 변화를 주도하자,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하자"고 말했다.
1991년 설립된 스름반 공장은 삼성SDI 최초의 해외 법인으로, 초기에는 브라운관을 제조하다 2012년부터 배터리 생산을 시작했다. 삼성SDI는 현재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1조7000억원을 투자해 2공장을 건설중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말레이시아 스름반 삼성SDI 생산법인 2공장 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삼성SDI는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에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고도 영업이익은 10% 가까이 감소했다.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일찌감치 조 단위 투자에 나서며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 집중한 가운데, 삼성SDI는 그동안 투자에 소극적이란 지적을 받아왔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삼성SDI의 지난해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시장 점유율은 4.6%로 7위 수준이다. 1위인 중국 CATL(36.8%)은 물론 국내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13.6%)과 SK온(4.9%)에 밀렸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LG와 SK가 배터리사업 대표를 과감히 교체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선 가운데, 이번 이재용 회장 말레이시아 공장 방문을 계기로 삼성이 어떤 투자와 쇄신책을 내놓을지 지켜볼 만 하다"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일단 고성능 제품 개발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P5의 판매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면서, 동시에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차세대 프리미엄 배터리 라인인 P6 각형 배터리는 올해부터 본격 양산에 나선다. P6는 니켈 비중을 88%(P5)에서 91%로 높이고 음극재에 독자적인 실리콘 소재를 적용해 에너지밀도를 극대화한 제품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지난 달 30일 열린 실적 설명회에서 "프리미엄 배터리 P6는 올해 1월부터 미주 및 구주 고객향 양산이 시작될 예정"이라며 "2/4분기부터는 의미 있는 매출 기여가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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