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적이고 성숙한 금융 환경이 최대 매력 요인
[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경쟁이 치열한 중국을 벗어나 동남아 등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홍콩이 중국 신에너지차 업계의 중요한 역외 거점 지역으로 부상했다고 펑파이(澎湃)가 29일 보도했다.
중국 광저우자동차그룹(廣汽集團·) 산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온(Aion·埃安)은 28일 홍콩 주룽베이(九龍灣)에 첫 번째 매장을 열고, 아이온 Y 플러스와 고급 모델인 하이보(昊鉑) 등을 선보였다.
광저우자동차그룹은 앞서 '1551' 전략을 제시했다. 2030년까지 수출량을 50만 대로 늘린다는 하나의 목표에 맞춰 유럽·아시아·중동 및 아프리카·아메리카 등 5대 시장에 진출해 각각의 시장에서 최소 12만 대를 판매하겠다는 의미다.
지난해 동남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데 이어 현재 중동·미국·유럽 등으로의 글로벌 판매망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홍콩이 아이온의 글로벌화를 위한 중요한 거점이 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아이온은 향후 홍콩에 6곳의 브랜드 서비스 센터를 설립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비야디와 테슬라에 이어 아이온까지 상륙함으로써 홍콩 전기차 시장에 비야디·테슬라·아이온의 3강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사진=자커(ZAKER) 갈무리] 28일 홍콩 주룽베이에서 열린 광저우 아이온 홍콩 1호점 오픈 기념식 현장 |
비야디는 앞서 이달 27일 홍콩 취안완(荃灣)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지난 16개월 간 홍콩에서만 4300대를 판매한 비야디는 전시장과 상담센터·인도센터·수리센터 등을 갖춘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해 전방위적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네타를 보유한 허중(合衆·HOZON)신에너지자동차와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칩 공급업체인 체 헤이즈마즈넝(黑芝麻智能·블랙세사미 테크놀러지) 등 신에너지차 업계 관련 업체들이 홍콩에 사무소를 개설했다.
세계 1위 배터리 제조 업체인 닝더스다이(CATL) 역시 지난해 12월 초 홍콩에 글로벌 본부를 세우고 약 12억 홍콩달러(HKD, 약 2041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중점 기업 유치 판공실 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중국 전기차 관련 업체들이 투자하기로 한 자금만 86억 홍콩달러(HKD, 약 1조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전기차 업계가 홍콩에 주목하는 이유로는 홍콩의 개방적인 금융환경이 꼽힌다. 성숙한 금융시스템·자유로운 자본이동·세계 최대 역외 위안화 시장이 중국 전기차 업계에 더욱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 쉬하이둥(許海東) 부엔지어는 "중국의 4대 은행은 아직 자동차 제조 업체들의 해외 비즈니스 수요를 직접 충족시키지 못한다"며 "자동차 구매 대출이나 대리점 융자, 해외 공장 건설에의 투자면에서 그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국제 무대로 나가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 지원이 필요한데 홍콩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