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하지정맥류 시술로 50억원 규모의 보험사기를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의사와 브로커들이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방법원 제13형사합의부(판사 이태웅)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의사인 A씨에게 징역 7년을, 브로커 B씨는 징역 1년에, C씨는 징역 1년 2개월, D씨는 징역 1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서울=뉴스핌] 서울북부지방법원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 조직적, 계획적으로 범행을 했고 범행 횟수도 적지 않으며, 범행과정을 통해 얻은 이익도 상당하다"고 질타했다.

검찰에 따르면 B, C, D씨는 A씨가 운영하는 병원에 하지정맥류 환자를 소개해 주는 대가로 알선수수료를 받기로 약속하고, '페이백 방식을 통해 자기부담금 없이 고가의 하지정맥류 수술을 받게 해주는 병원이 있다'며 환자들을 유인해 '환자알선 브로커' 역할을 수행했다.

A씨는 하지정맥류 시술이 비급여항목에 해당하므로 의료기관에서 자율적으로 비용을 책정할 수 있음을 악용해, 마치 시술이 약 630만원인 것처럼 진료비 계산서와 영수증을 환자에게 발행해줬다. 환자는 영수증을 이용해 보험사로부터 실손보험금을 지급받았고, A씨는 그 중 400만원을 시술비 명목으로 지급받고 나머지 금원을 환자에게 귀속시키는 이른바 '페이백' 방식을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20년 8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이 같은 방식으로 총 891차례에 걸쳐 49억 6000여만원의 실손의료보험금을 받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환자를 소개해준 브로커들에게 환자 1명 당 약 50만원씩 총 3억 2000여만원의 알선 수수료를 제공해 의료법에서 금지하는 영리 목적의 환자 소개·알선·유인 행위를 사주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보험사기 범행은 합리적인 위험의 분산이라는 보험 제도의 목적을 해치고 다수의 선량한 보험가입자들에게 그 피해를 전가해 보험이 갖는 사회적 기능을 해한다.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유인하는 행위는 과당경쟁을 유발시켜 의료시장의 질서를 혼란 시킨다. 이에 엄히 처벌할 필요성이 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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