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중소형사 순요주의이하자산 비율 2.5%p↑
전체 자본 대비 중·후순위 대출 비중 64% 육박해
금투업계 관계자 "자금 규모 작은 곳들은 버티지 못할 수도"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금융감독당국이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관리 실패에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나선 가운데,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PF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주요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부동산 PF 부실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데다, 중소형사의 손실 충당 여력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2024.01.25 stpoemseok@newspim.com |
25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중소형 증권사(자기자본 1조원 미만)의 자기자본대비 순요주의자산 비율은 13.2%에 육박했다. 이는 초대형 증권사(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3.4%보다 9.2%포인트(p) 높은 수치다. 순요주의이하자산은 대손충당금 보호를 못 받는 1개월 이상 연체 상태의, 부실 전 단계 혹은 부실성 자산을 의미한다.
순요주의이하자산에 대한 중소형사와 초대형사의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과 비교했을 때 초대형사(2.3%)의 증가분은 1.1%p인 반면, 중소형사는 같은 기간 2.5%p 늘어났다. 게다가 지난해 6월 말 기준 초대형사의 전체 자본 대비 부동산 PF 중·후순위 대출 비중은 24%였는데, 중소형사는 이보다 3배 가량 높은 64%인 것으로 집계됐다. 브릿지론의 비중도 중소형사(33%)가 초대형사(17%)에 비해 약 194% 높았다.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2024.01.25 stpoemseok@newspim.com |
이처럼 부동산 PF 양극화 현상이 악화하자,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부동산 금융 외에 전통 IB(기업금융) 부문의 수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부동산 시장의 상황이 여의치 않으므로 ECM(주식자본시장), DCM(부채자본시장), 인수합병 부문에서 수익성을 확보해야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어서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증권업권의 부동산 PF 부실을 완화하려면 무엇보다 사업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며 "부동산 금융을 제외한 사업 부문에서 경상적으로 창출하는 수익규모가 크면 부동산 PF 관련 손실을 충당할 여력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소형사의 전통 IB 부문 실적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다올투자증권(48.27%) ▲하이투자증권(18.63%) ▲한양증권(14.57%) ▲이베스트투자증권(76.63%) 등 주요 중소형사의 전통 IB 실적이 급감하는 양상을 띠었다.
윤 수석연구원은 "주요 대형사는 위탁매매나 ECM/DCM 등 수익 규모가 탄탄하기 때문에 부동산 PF 손실을 충당할 자금 여력이 있다"며 "다만 중소형사의 경우 타 사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열세여서 수익성 회복에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청한 대형사 관계자도 "현재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문제가 현실화한다면 중소형사 중에는 우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는 곳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소형사들은 수익 다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중형사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한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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