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탈북민 정착스토리]⑩ 탄광 막장서 일하다 탈북해 화장품 '판매왕' 오른 신봉선 씨

기사입력 : 2024년01월24일 09:31

최종수정 : 2024년04월03일 10:37

대랑 아사 '고난의 행군' 때 두만강 건너
中 체류 중 한국기업서 일하다 서울행
"도전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카운슬러로 시작해 팀장과 부장, 마스터, 수석마스터까지...남들은 10년 걸려 겨우 오르는 자리를 5년 만에 거머쥐었다.

입사 1년 만에 신입왕과 개척왕・판매왕을 차지하자 사람들은 놀라워했다.

[서울=뉴스핌] 함경북도 탄광 막장에서 일하다 탈북한 뒤 한국에 정착해 화장품 판매왕에 오른 신봉선 씨. [사진=남북하나재단] 2024.01.24

탈북민 출신으로 화장품 판매를 하는 신봉선 아모레 인천논현특약점 지부장 이야기다.

신 씨는 한반도 최북단 지역인 함북 새별군 출신이다. 바로 옆에 '아오지'로 잘 알려진 은덕군(옛 경흥)이 있으니 말 그대로 오지 중의 오지인 셈이다.

광부의 딸로 태어난 신 씨는 기계기능공전문학교를 나와 탄광 지하 막장에서 물을 퍼내는 펌프운전공으로 일했다.

"우리 집은 하루 세 끼 죽도 배불리 먹지 못할 정도로 가난했어요. 주변에 중국 친척들이 왕래하는 집들은 형편이 좀 나았어요. 하루는 친구가 커다란 대야에 하얀 가루비누(세제)를 쏟더니 '야, 여기다 옷을 넣었다 꺼내면 빨래가 끝나'라고 말했어요. 정말 부러웠어요. 하얀 거품이 나는 가루비누는 잘 사는 집들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가난에서 벗어날 고민을 하던 그는 친구와 함께 중국으로 가 몇 달만 일해 돈을 벌어오자는 마음에 1998년 두만강을 건넜다.

당시는 식량 부족으로 200만~300만 명이 굶어죽었다는 '고난의 행군'(우리 정보 당국은 46만명으로 파악) 시기였다.

하지만 변변한 일자리가 없었고 결국 남부지역인 광둥성의 광저우까지 갔다.

겨우 일자리를 찾은 곳은 중국인이 운영하는 완구공장이었다. 5층 건물에서 800여 명의 노동자들이 빼곡히 서서 일했다.

탈북민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남북하나재단이 지난해 11월 18일 개최한 '2023 통일 리-스타트업' 행사. [사진=남북하나재단]

그는 작업 현장과 복도에 쌓인 솜과 털 먼지를 수거하는 청소 일을 맡았다. 뿌연 먼지 속에서 쉴새 없이 흘러내리는 땀으로 온몸에 땀띠가 나고 피부도 벌겋게 변했다.

신분증이 없어 공장 밖으로 나가는 일은 꿈도 꾸지 못했다.

그런데 일하면서 공장에 한국 거래처 사람들이 자주 드나든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어느 날 사무실 복도에서 귀에 익은 한국말이 들려왔다.

"그분에게 무작정 달려가 소리쳤어요. 북한에서 왔고, 한국 회사에서 일하고 싶으니 도와달라고 간절히 부탁했어요. 처음에는 놀라시더니, 바로 도움을 주시겠다고 말씀하시는데, 그때 한민족만의 따뜻한 정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그는 중국에 있는 한국 회사에서 일하게 되었다. 한국인 사장은 그에게 사무와 전화상담, 중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좋은 인연 덕분에 타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다.

"사무실에서 한국 TV 프로그램을 보는 데 탈북민이 화면에 나오는 거예요. 눈물이 핑 돌았어요. 한국 회사에서 일하지만 쉬는 날에도 신분증이 없어 회사 밖을 나갈 수가 없었어요. 자유가 있는 남한에서 마음 놓고 바깥 세상을 활보하고 싶어 마침내 남한행을 결심하게 되었어요."

2002년 남한에 정착한 그는 하나원 수료 후 헤어 디자이너가 되고싶어 미용학원에서 열심히 기술을 배웠다.

당시 지인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났고, 결혼 후 남편의 직장이 있는 대전으로 갔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여유시간도 생기게 되어 보육교사 자격증을 취득해 2년 정도 인근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근무했다.

그 무렵 남편 사업이 갑자기 부도가 나면서 인천으로 옮겨 새롭게 직장을 얻었고, 그는 대전에서 두 딸과 함께 지내면서 주말부부 생활을 했다.

"고민 끝에 남편 직장이 있는 인천으로 올라왔어요. 보육교사로 취직할까 고민하던 중에 화장품을 사려고 인근 매장에 갔어요. 그곳에서 방문판매 하시는 분을 만나면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몇 달만 해보면서 내 적성에 맞는지 알아볼 생각이었어요."

그는 화장품 방문판매자는 사업자 등록증을 가진 당당한 자영업자라고 강조했다.

"우선 화장품 회사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받고 화장품 판매자 자격을 갖췄습니다. 중간에 자격시험도 통과해야 하고, 화장품 종류와 성분까지 자세히 알아야 합니다. 교육을 거치지 않으면 구매자가 필요로 하는 적절한 화장품을 추천해주기 힘들기 때문이죠."

낯선 사람들이 있는 곳에 일일이 문을 두드려가며 북한 말투로 화장품을 소개했다. '중국에서 왔느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북한 출신이라고 대답하면 "고객을 상대하는 영업은 우리도 힘든데 북한에서 오신 분이 대단하고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화장품도 구매하고 주변 분들에게 소개도 해주며 응원해줬다.

해를 거듭하면서 판매 실적은 눈에 띄게 올라갔고, 회사로부터 신인왕, 판매왕 상을 받았고 포상으로 해외연수도 다녀왔다.

"영업은 고객의 마음을 움직여 제품을 사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비결은 열정과 진정성이 담긴 설득입니다. 파는 것만을 목적으로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기 보다는 고객의 입장에서 충분한 상담을 통해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는 화장품 판매사업자로 10년 넘게 일하고 있지만 지금도 매일 제품에 대한 교육을 받으며 고객 관리도 꾸준히 하고 있다.

이런 노력 끝에 마침내 인천지역에 작은 화장품 판매장을 개점했다. 특정 회사 제품뿐만 아니라 여러 회사 제품까지 판매할 수 있는 종합판매 매장이다.

방문판매자로 시작하여 지금은 종합화장품 판매장 지부장으로 성장한 그는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며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

<뉴스핌-하나재단 공동 기획>

yj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강릉 옥계항 코카인 추정 마약 대량 적발 [세종=뉴스핌] 백승은 기자 = 관세청과 해양경찰청이 강릉 옥계항에 입항하는 외국 무역선 선박을 수색애 코카인으로 의심되는 마약을 대량 적발해 조사 중이라고 2일 밝혔다. 전날 두 기관은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수사국(HSI)으로부터 A선밖에 마약이 숨겨져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A 선박은 벌크선으로 3만2000톤이며, 승선원 외국인은 20명이다. 관세청과 해양경찰청이 강릉 옥계항에 입항하는 외국 무역선 선박을 수색해 코카인으로 의심되는 마약을 대량 적발했다. [사진=관세청] 2025.04.02 100wins@newspim.com 두 기관은 합동 검색작전을 수립하고, 선박의 규모가 길이 185미터(m)인 점과 검색 범위 등을 고려해 서울세관·동해해경청 마약 수사요원 90명 및 세관 마약탐지견 2팀 등 합동 검색팀을 구성했다. 검색팀은 2일 오전 6시 30분 옥계항에 긴급 출동해 A 선박이 입항한 직후 선박에 올라타 집중 수색을 실시했다. 수색 중 검색팀은 선박 기관실 뒤편에서 밀실을 발견했고, 집중 수색 결과 개당 약 20킬로그램(kg) 전후 마약으로 의심되는 물질이 담긴 박스 수십 개를 발견했다. 검색팀이 간이시약으로 검사한 결과 코카인 의심 물질로 확인됐다. 정확한 중량은 하선 이후 정밀 계측기를 통해 측정하고 마약 종류는 국가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확인할 예정이다. 앞으로 관세청과 해경청은 합동수사팀을 운영해 해당 선박의 선장 및 선원 등 20여명을 대상으로 밀수 공모 여부와 적발된 마약의 출처 등을 수사할 계획이다. 국제 마약 밀매 조직과의 연관성도 고려해 미국 FBI와 HSI 등 관계 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100wins@newspim.com 2025-04-02 17:57
사진
재주는 트럼프가, 돈은 브라질이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공세로 글로벌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브라질이 주요 승자로 부상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대중(對中) 관세에 맞서 미국산 농산물에 보복 관세를 매기며 대체 수입처로 브라질을 주목하고 있다. 수출입 컨테이너 [사진=블룸버그] 중국 가공업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하기 전부터 브라질산 대두를 비축하기 시작했고, 올해 1분기 필요한 물량의 거의 전량을 브라질에서 조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4% 수준이었던 브라질산 비중과 비교하면 큰 폭의 증가다. 가격도 상승세다. 상파울루대학 산하 연구기관 세페아(CEPEA)에 따르면, 브라질 항구에서 선적되는 대두의 프리미엄은 중국이 미국산 대두에 10% 관세를 발표한 직후 일주일 동안 약 70% 급등했다. 3월 선적 기준으로는 부셸당 85센트를 기록해 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닭고기와 달걀 수출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인다. 브라질의 가금류·돼지고기·달걀 수출업체를 대표하는 브라질동물단백질협회(ABPA)의 히카르두 산틴 협회장은 올해 들어 브라질의 닭고기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달걀 수출은 20% 증가했다고 밝혔다. 브라질은 미국과 달리 조류 인플루엔자를 겪고 있지 않아, 안정적인 공급처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중국이 미국산 닭고기에 15%의 보복관세를 부과하면서 브라질산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실 브라질과 중국의 교역 관계는 최근 수년 빠르게 확대됐다. 중국은 2009년에 미국을 제치고 브라질의 최대 무역 파트너로 부상했다. 쇠고기, 철광석, 석유 등 자원이 풍부한 브라질은 중국의 막대한 수요에 맞춰 수출을 확대해 왔고, 중국은 브라질의 인프라 건설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 브라질 전체 전력 공급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으며, 항만과 도로, 철도 등 주요 기반 시설 건설에도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브라질은 미국 시장에서도 수출 확대 가능성을 보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주요 신발 수출국인데,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경우 아시아를 제외하고 최대 신발 생산국인 브라질이 그 자리를 일부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다. 하롤두 페헤이라 브라질 신발산업협회(Abicalçados) 회장은 "브라질산 제품에 별다른 관세가 없다면, 미국 수출 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글로벌 무역전쟁 국면에서 오히려 특수를 누릴 것이라는 기대는 브라질 증시에도 훈풍으로 작용했다. 올 들어 브라질 증시는 9% 넘게 오르며 뉴욕 증시를 아웃퍼폼하고 있다. 올 들어 브라질 증시는 9% 넘게 상승, 연중 5% 가까이 하락한 뉴욕증시의 S&P500 지수와 대조를 이룬다 [사진=koyfin] wonjc6@newspim.com   2025-04-02 15:3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