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수익금 550억…슈퍼카 수입·판매, 부동산 투자 방식 등 이용
검찰, 535억 책임 재산 확보…"범죄 수익 환수에 최선"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해외에 서버를 두고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면서 550억원의 범죄수익금을 세탁한 혐의를 받는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김보성 부장검사)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조직 총책 A씨(35)에 대해 적색 수배를 요청하고, 자금 세탁에 가담한 일당 9명을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자금세탁 총책 B씨가 자금인출・관리책으로부터 범죄 수익금을 받은 후 촬영한 현금 사진. [사진=부산지검] |
이들 중 자금 세탁 총책인 B씨(42)와 자금 관리・인출책 2명, A씨의 아버지 등 4명은 지난해 8~11월 구속기소됐으며, 자금 관리・세탁에 관여한 전 수협조합장과 직원 등 5명은 지난 11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2019년 해외도피 후 국적을 변경하면서 현재 기소중지된 상태로, 검찰은 A씨에 대한 인터폴 적색 수배를 의뢰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17년 2월부터 필리핀에 서버와 사무실을 두고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 운영을 위한 조직을 결성했다. A씨가 운영한 도박 사이트는 총 16개로, 그는 도박장 개장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해외로 도피한 이후에도 도박사이트를 계속 운영했다.
사이트를 통한 범죄 수익금은 자금관리책 담당 C씨가 대포통장을 통해 매일 6억원씩 현금으로 인출했다.
A씨와 자금세탁 총책 B씨는 슈퍼카를 수입해 판매하거나 부동산에 투자하는 방식 등으로 범죄수익을 세탁했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2018~2019년 범죄수익금 83억원으로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슈퍼카 24대를 수입해 판매하고, 2020년 2~9월에는 140억원으로 타이어 회사를 인수하고 타이어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자금 세탁을 시도했다.
또 A씨는 다른 자금세탁책들과 어선이나 고급 아파트 등 부동산을 구입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세탁하기도 했다.
2022년 12월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지난해 6월 피의자들의 주거지 및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총 450개의 계좌를 추적하는 등 수사를 진행해 왔다.
약 1년의 수사 끝에 검찰은 B씨 등이 차명으로 보유한 서울 강남 신사동 부지 및 신축 빌딩, 부산 해운대 고급아파트 등 부동산 합계 445억원과 금융자산 20억원을 추징보전했다.
아울러 검찰은 B씨가 차명등록 후 지인에게 맡긴 부가티 1대, 페라리 2대 등 합계 50억 상당의 스포츠카, B씨 주거지에 있는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미술품, 고급 시계와 명품 가방 등 유체동산도 함께 동결했다.
검찰이 확보한 책임재산은 범죄수익 550억원 중 97%에 달하는 535억원 상당이다.
검찰 관계자는 "해외 도피 중인 A의 소재와 추가 범죄수익에 대해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자금세탁범죄에 대해 엄정 대처하고 철저한 은닉재산의 추적으로 범죄수익 환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allpas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