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교위, 제4차 미래 국가교육 대토론회
"우리나라 초·중등 단계에서 과도한 투자 이뤄져"
비효율적 바우처 제도 손 봐야
[서울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낮은 수준인 우리나라 성인의 직업 관련 학습 참여를 높이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시간부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우리나라 성인 학습 참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에서도 낮은 순위다.
특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지자체)가 성인 학습자를 대상으로 매년 막대한 예산을 쓰고 있지만, 제도가 중복되는 문제가 있어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통령 직속 합의제 행정기구 국가교육위원회 주관으로 12일 진행된 '제4차 미래 국가교육 대토론회'에서 손유미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부원장은 우리나라의 '평생학습'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25~79세 성인의 평생학습 불참 요인/제공=국가교육위원회 |
우선 우리나라는 초·중등 단계에서 지나치게 과도한 투자가 이뤄지는 반면 고등교육 및 직업 취득 단계에는 학습에 대한 투자가 부족한 '대학진학형 학습곡선'을 보였다.
반면 선진국은 초·중등 단계에서 교육에 대한 투자 시간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고등교육 단계와 직업 취득 단계에서의 투자는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2023년도 세계 인재 평가에 따르면 15세 기준으로 스웨덴의 주당학업 시간은 27.19시간이었지만, 우리나라는 29.61시간(3과목 기준)으로 2시간가량 많았다.
성인 근로자의 교육훈련 참여시간이나 평생학습 참여율은 스웨덴이 우리나라보다 많거나 높았다. 교육훈련 참여시간은 우리나라가 23위, 스웨덴은 9위였다. 대학 경쟁력은 우리나라가 49위, 스웨덴이 14위, IMD 국가경쟁력은 우리나라가 28위, 스웨덴이 8위였다.
국가 경쟁력과 연결되는 성인 학습 부족에 대한 원인 조사 결과도 나왔다. OECD 22개국의 직업 관련 평생학습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성인 근로자의 평생학습에 참여하지 못하는 가장 원인으로 '시간 문제'가 가장 많았다.
'시간 부족'에 대한 이유에 대해 근로자의 89%가 직장업무를, 비경제활동 인구의 84%가 가족부양(84%)을 각각 꼽았다. 주목할 점은 학습에 참여하지 못한 성인의 30%가량은 '학습에 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였다는 점에 있다.
낮은 경쟁력에 비해 평생학습에 사용한 예산이 적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정부 11개 부처의 평생학습 관련 예산은 2019년을 기준으로 5조9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습자 본인이 부담한 비용은 2조 5565억 원이었다.
/제공=국가교육위원회 |
이에 대해 손 부원장은 바우처 제도가 효율적으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평생교육바우처 제도나 전국민 내일배움카드제와 같은 바우처 형식이 긍정적 역할을 하지만, 정보 제공, 교육훈련과정 선택 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손 부원장은 "대학과 지역이 협력해 시니어와 청년세대 간의 교류를 기본으로 하는 고령자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것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토론자인 곽삼근 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는 "평생학습에서 매우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는 벽 허물기와 경계 넘나들기"라며 "부처·전공·각급학교 간 칸막이와 울타리는 평생학습사회를 맞아 경계 넘나들기로 유연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wideope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