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동결...내년 점도표와 파월 발언이 포커스
인하 기대로 올랐던 美증시는 '브레이크' 가능성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 현지시각으로 13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올해 마지막 금리 결정을 앞둔 가운데, 시장의 포커스는 내년 금리 추이를 보여줄 점도표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맞춰질 전망이다.
연준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5.25~5.5%까지 25bp(1bp=0.01%p) 인상한 뒤로 두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했는데, 이번 역시 동결 결정을 내릴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8% 이상 반영 중이다.
시장은 이번 금리 결정보다는 연준이 바라보는 경제 전망과 향후 금리 경로를 보여줄 점도표, 그리고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경우 둔화 흐름을 지속 중인 미국 물가 추이와 경기 부진 가능성을 이유로 연준이 결국 금리를 인하해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고용시장이 여전히 강력한 상황이라 연준이 섣불리 인하 신호를 보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9월 회의에서 연준은 올해 말과 내년 말 정책금리 수준(중간값 기준)을 각각 연 5.6%와 5.1%로 전망했는데, 내년 말 전망치는 3개월 전보다 0.5%포인트 올려 고금리 장기화를 예고했었다. 당시 연준은 경제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상향 조정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연준이 현 금리가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까지 낮추기 위해 "충분히 제약적 수준"이라고 말할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며, 내년 금리 인하를 위한 구체적 논의에 나설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경제학자들은 성명서 내용은 지난번과 같을 것으로 예상했고, 점도표의 경우 지난번과 동일한 전망치가 나온다면 최근 물가 둔화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런 정책 변경을 연준이 그만큼 경계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될 것이라고 매체는 지적했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최근 둔화된 물가 전망을 감안해 내년 25bp 인하를 한 차례 더 추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점쳤다.
도이체방크는 연준이 내년 6월부터 인하를 시작해 내년 중 총 1.75%포인트 금리를 내릴 것으로 봤고, 모간스탠리는 6월부터 시작해 내년 중 1%포인트 금리 인하를 점쳤다. 선물 시장은 내년 말까지 최소 4번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블룸버그] |
◆ 인하 기대 키우는 시장 '실망' 가능성
10일 마켓워치는 금융시장이 연준이 보내는 (긴축) 신호와는 계속 엇박자를 보여왔다면서, 최근에도 완화 기대만으로 나타난 랠리가 이번 FOMC를 계기로 브레이크가 걸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노스엔드 프라이빗 웰스의 알렉스 맥그래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당분간 연준의 통화 정책 기조를 바꿀 만한 어떠한 지표도 나올 것 같지 않다"면서 최근 증시와 채권 시장 랠리를 떠받친 것은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일 뿐이었다고 말했다.
네드 데이비드 리서치 수석 미국 전략가 에드 클리솔드도 "내년 초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에 대해 우리는 다소 회의적 입장이었다"면서 연준이 통화 긴축에서 돌아설 때는 점진적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매우 매파적(긴축 선호)이었던 연준이 일단은 긴축 바이어스를 빼고 중립으로 돌아선 뒤 그 다음에야 금리 인하를 논의하게 된다는 것이다.
매디슨 인베스트먼트 채권 대표 마이크 샌더스 역시 "이르면 내년 3월 금리가 내려올 것이란 기대는 지나치게 공격적"이라면서 내년 하반기부터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봤다.
그는 노동시장이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임에 따라 서비스 물가가 끈질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할 위험도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섣부른 인하 신호를 보내서 유리할 게 없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금리 인하 기대로 채권 금리가 내려오면서 10월 말부터 랠리를 연출했던 정크본드 시장 역시 지난주 랠리가 멈추며 (섣부른 인하 기대에 대한) 경고 신호를 보냈다고 지적했다.
다만 과거에도 강세장이나 약세장 관계없이 12월이면 평균적으로 다우지수가 70% 정도는 월간 상승을 기록해온 만큼 연말이라는 계절적 특성 상 증시가 (FOMC 결과와 관계없이) 상승 분위기를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