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 계열사 CEO 인사 마무리 전망
3인 부회장, 그룹 겸직 체제 변화 관측도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KB금융그룹이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의 연임을 결정하면서 임원 인사의 신호탄을 알렸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첫 CEO 인사를 통해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뒀다는 분석과 함께 현 부회장직 체제와 그룹 겸직 체제 변화를 통해 조직의 슬림화를 단행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2023.09.11 yym58@newspim.com |
KB금융은 전날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개최하고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 이재근 현 은행장을 추천했다. 이 행장은 양 회장과 1년 간 손발을 맞추게 됐다.
KB금융은 통상적으로 행장 인사를 먼저 발표한 뒤, 행장 인사를 필두로 계열사 CEO, 부회장직 인사를 차례로 단행한다. 이번 은행장 인사에 업계의 이목이 더 집중된 배경이다. KB금융 대추위는 이달 중순께 계열사 CEO 인사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임원 인사를 앞두고 업계에서는 양 회장이 악화하고 있는 경기에 대비해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과 변화의 균형을 중시했던 윤종규 전 회장의 인사 방침을 계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추위도 이 행장 연임과 관련해 "내년에도 쉽지 않은 경기 전망과 상생금융 구현 등 은행의 중요 현안을 대응하는 데 있어서 안정적인 조직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과 장기적이고 일관성 있는 경영전략 추진에 중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언급했다.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KB금융 계열사 CEO는 ▲이재근 KB국민은행장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 ▲황수남 KB캐피탈 대표 ▲서남종 KB부동산신탁 대표 ▲허상철 KB저축은행 대표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 등 총 10명이다.
이중 KB증권, KB캐피탈, KB인베스트먼트, KB자산운용 등 3년 이상 임기를 채운 CEO들의 경우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KB증권의 CEO 교체는 불가피하다. 박정림 KB증권 대표가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직무정지' 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직무정지를 받은 금융사 임원은 연임이나 금융사 취업이 3년간 제한된다.
KB금융의 3인 부회장 체제가 흔들릴지도 주목된다. KB금융 내부에서는 부회장직에 합당한 인물도 마땅치 않고, 유지할 명분도 적다는 얘기가 나온다. KB금융의 부회장은 사실상 '차기 회장 후보'로 인정받는 자리다. 하지만 양 행장이 부회장에서 은행장으로 취임했고, 허인·이동철 부회장은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현재 부회장직은 공석인 상태다. 부회장 유력 후보로 꼽혔던 박정림 대표도 중징계를 받았다.
양 회장은 지난 9월 차기 회장 후보자로 선정된 후 기자들에게 "(부회장직은) 승계 절차에서 후계자를 잘 키울 수 있을지 만든 절차이기 때문에 이사회와 협의해 (존폐를) 검토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KB금융이 임원의 겸직 체제에도 변화를 줄 것이란 예측이 나오면서 부회장직 체제 폐지와 함께 내년에는 조직의 슬림화를 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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