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투표서 사우디 119표, 한국 29표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부산 유치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내년 총선서 더불어민주당의 '정권심판론'에 힘이 더 실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 소재한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3차 총회에서 2030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경쟁국 간 개최지 투표가 이뤄진 결과 한국은 29표를 얻어 엑스포 유치에 실패했다. 투표 결과 1차 투표에서 사우디(리야드)가 119표를 얻으면서 곧바로 개최지로 확정됐다.
[서울=뉴스핌] 2030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 투표를 앞두고 파리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파리 브롱냐르궁에서 열린 국경일 리셉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3.11.26 photo@newspim.com |
한국은 최종PT에서 10여년간 지속된 우리 국민과 정부의 유치 노력과 열망, 개최도시 부산의 매력, 참가국 지원 방안 등 부산세계박람회만의 차별화된 강점을 부각했으나 대회 유치에는 역부족이었다.
엑스포 유치가 실패에 돌아가면서 향후 정치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으로서는 공세하기 좋은 소재가 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국민의힘에 유리한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의 민심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윤석열 정부의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질 수 있다. 다만 전 정권에서 사실상 유치를 포기했던 만큼 민주당이 이를 두고 비판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 교수는 "정부여당은 지지율을 반등시킬 가장 가시적인 이벤트를 놓쳤다"며 "향후 (엑스포만큼) 지지율 반등의 계기가 될 다른 기회를 마련하긴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윤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여론조사업체 알앤써치가 지난 22일~24일 3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3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39.5%로 전주보다 3.4%p 상승했다. 부정 평가는 57.7%로 지난주에 비해 3.5%p 하락했다.
알앤써치는 부산 엑스포 유치 기대감이 지지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부산 엑스포 유치 결정 후 국정지지율은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엑스포 유치 여부와 총선과 연결짓기는 무리라는 시각도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부산엑스포가 이번 정부에서 처음 시작해서 추진한 것도 아니고 여러 정부에 걸쳐 진행된 일이라 유치가 됐다고 하더라도 국민의힘에 크게 긍정적인 요인이 됐을지 의문"이라며 "총선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정도는 아니다"고 분석했다.
이 평론가는 "다만 민주당에서 공격 포인트로 삼고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과 엮어서 비판할 소지는 있다. 근데 그 효과는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언급한 알앤써치 조사의 응답률은 2.2%이고,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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