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년10개월만에 가입자 270만
업계 최저 수수료에 13만 점주 가입
광고비 등 부담없어, 수익 아닌 상생
인지도 확대 과제, 내년 상반기 분기점
'상생'이라는 화두가 금융권을 흔들고 있다. 특히 불경기로 생계절벽에 처한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를 향한 대대적인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신한은행은 상생 배달앱 '땡겨요'를 통해 골목상권과 공존하는 방안을 꾸준히 모색중이다. 수수료 장사가 아닌 '서민점주'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지원하는 '포용적 금융 플랫폼'이 목표다.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코로나에 이어 이번에는 고금리로 먹고 살기 힘든데 배달앱 수수료랑 배달팁 등을 합하면 매출의 25% 정도는 나가는 것 같다. 여기에 인건비, 재료비, 임대료 등을 빼면 정말 남는 게 없다. 알바보다 적게 벌어서 간신히 숨만 쉬는 이런 상황의 끝이 안 보이는 것 같아 힘들다."
자영업자 관련 커뮤니티에서 배달플랫폼 비용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는 글을 찾는 건 어렵지 않다. 배달앱을 이용하지 않고는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이 형성됐다. 플랫폼 비용은 필수가 됐지만 급증한 수수료에 점주는 숨이 막힌다.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2023.11.23 peterbreak22@newspim.com |
'배달의민족'이 독점하고 있는 배달앱 평균 수수료는 11% 초반대. 하지만 광고노출이 없고 한번에 여러 음식을 배달하는 실속형 상품을 포함한 경우다. 소비자 눈에 띄는 광고와 함께 이른바 '신속배달'을 선택할 경우 점주들이 내야 하는 비용은 매출의 20%를 넘어선다.
이에 매년 국회에서는 배달앱 '횡포'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지만 변화는 쉽지 않다. 독점적 시장구조에 기득권 업체들이 해외기업이라는 점에서 법적 제재 시 글로벌 분쟁 가능성까지 거론되기 때문이다.
2020년 12월 혁신금융서비스로 등장한 신한은행에서 만든 '땡겨요'는 이 같은 자영업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시작된 서비스다. 처음부터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우리동네 배달앱'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상생'을 전면에 내세웠다. 수익이 아닌 사회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중개 수수료를 업계에서 가장 낮은 2%로 책정했다. 여기에 입점 수수료와 광고비도 받지 않는다. 월 500만원 매출을 올리는 점주가 기존 배달앱에서 기본광고와 신속배달을 선택할 경우 100만원 이상을 지출해야 하지만 땡겨요에서는 10만원 외에는 추가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금융기업이라는 특성을 살려 자체 전자결제지급대행 시스템(PG)을 구축, 별도 이자 및 수수료 없이 당일 판매대금을 제공하는 '빠른정산' 서비스도 도입했다. 이는 빠른 자금 회전이 중요한 자영업자 특성을 고려한 조치로 사용 점주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
올해 5월에는 '매장식사' 서비스를 도입,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고객이 음식점 테이블에 앉아 땡겨요를 이용해 바로 음식을 주문하거나 방문 시간 예약 및 음식주문을 할 수 있어 인건비 절감과 홀 매출 증가 효과가 기대된다.
상생을 앞세운 신한은행의 땡겨요는 출범 1년 10개월만에 가입자 272만명, 가맹점 13만곳 확보에 성공했다. 배달앱 시장의 독점구조를 감안하면 의미있는 성과라는 평가다.
남은 과제는 인지도를 얼마나 끌어올리느냐 하는 부분이다. 탁월한 혜택에도 불구하고 고객 이용률이 높지 않아 실제 매출증대에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점주들의 아쉬움이 크기 때문이다.
전성호 신한은행 땡겨요사업단장은 "선한 영향력을 추구하는 상생 플랫폼으로 성장하면서 금융 본업과의 연결과 확장을 추진하고자 한다"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등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