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일 대표 '동일 가격' 강조했지만
비교해보니 같은 상품 20% 가격 차이
고정비 드는 오프라인 비쌀 수밖에 없어
무신사 "동일 가격은 판매가 동일하다는 것"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고객들은 오프라인에서 옷을 보면서도 (온라인과) 계속 가격을 비교해야 한다. 그 경험을 개선하는 건 유의미한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온라인에서 제공하던 가격을 오프라인에서도 동일하게 제공하는 게 무신사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지난 16일 무신사가 만든 편집숍 '무신사 홍대' 개점을 하루 앞두고 한문일 무신사 대표는 온라인과 동일한 오프라인 가격이 무신사의 가장 큰 차별점이자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실제로 '무신사 홍대'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품의 온오프라인 가격을 비교해 본 결과 한문일 대표의 설명과는 달리 여전히 온라인이 더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신사 홍대 계산대에 온라인과 동일하게 회원 등급 할인과 적립금 선할인이 적용된 상품 가격이 떠있다.[사진=노연경 기자] |
예를 들어 정가 25만9000원인 A브랜드 자켓의 경우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두 동일하게 13% 할인이 적용된 23만31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여기서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에 부착돼 있는 QR을 찍자 회원 등급 할인과 적립금 선할인 등이 적용된 할인 가격 22만5874원이 최종 결제 가격으로 나왔다.
반면 온라인에서는 회원 등급 할인과 적립금 선할인 등에 더해 해당 브랜드에 적용할 수 있는 20% 할인 쿠폰까지 적용받을 수 있었다. 할인이 적용된 최종 결제 금액은 18만1818원. 오프라인 가격보다 4만4056원 저렴하다.
B브랜드 바람막이 자켓 역시 오프라인 최대 할인 가격은 21만1242원이었지만, 온라인 발급하는 쿠폰을 적용하자 19만1840원으로 9%가량이 더 저렴해졌다.
모두 동일 상품, 동일 색상, 동일 사이즈의 상품을 같은 무신사 회원 아이디로 가격을 비교한 결과다.
결과적으로 무신사가 말하는 '동일 가격'은 온라인 할인 쿠폰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회원별 등급 할인과 적립금 선할인만 받는 경우에 가능한 것이었다.
엄밀히 말하면 한문일 대표의 말처럼 온라인과 가격 비교를 할 필요가 없는 '완전한 동일 가격'은 아닌 것이다.
사실 이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가격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W컨셉이나 EQL 등 다른 온라인 패션 플랫폼도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온라인 가격이 저렴한 경우가 더 많다.
온라인과 달리 오프라인은 임대료, 인건비 등 고정으로 들어가는 유지 비용이 있는 데다 온라인에서 제공하는 혜택을 오프라인에 실시간으로 연동시키는 게 기술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패션업계 관계자는 "구매자 입장에선 '동일 가격'이라고 하면 구매하는 시점에 온·오프라인 가격이 동일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며 "표현에 오해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무신사 관계자는 "'동일 가격'의 의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판매가'가 동일하다는 의미"라며 "내년 초쯤 오프라인 전용 쿠폰을 내놓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