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기술수출 계약금 1조7000억원
지속적 R&D 투자 성과...모멘텀 될 것
업계 계약규모에서도 순위권 올라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종근당이 약 1조 7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기술수출 규모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던 한미약품을 비집고 당당히 순위권에 올랐다. 업계뿐 아니라 개별 파이프라인이나 기술수출로는 알려져 있지 않았던 종근당에도 일종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노바티스와 사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 'CKD-510'에 대한 1조 7301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종근당은 계약금 1061억원을 수령하고 개발 및 허가가 진척되면 나머지 1조 6241억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올해 가장 큰 규모의 기술수출인 셈이다.
[사진=종근당] |
많은 제약사들이 계약 당시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상황을 감안하면 고무적이다. 상위 제약사인 지씨셀이나 HK이노엔도 연내 기술수출을 이뤄냈지만 그 규모는 비공개였다. 올해 3월에는 바이오오케스트라가 약 1조1100억원 규모의 기술계약을 체결했으나, 총 계약규모를 제외하고는 국가와 계약상대 등 정보는 비밀에 부쳤다. 업계에서는 그 금액이 크지 않거나 계약에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종근당의 계약은 올해뿐 아니라 국내 기술수출 역사에서도 큰 규모를 자랑한다. 총 계약 규모로는 2위, 계약금으로는 4위를 차지한다. 상위권은 사노피와 얀센, 제넨텍에 기술수출을 이뤄낸 한미약품이 차지한다. 2015년 한미약품의 위치를 공고히 한 사노피와의 딜이 5조원(39억 유로)였다. 1위의 아성을 종근당이 깨지는 못했다. 다만 한미약품이 얀센과 체결한 계약 금액 1조600억원(9억1500만 달러)은 넘어섰다.
이번 계약은 종근당 파이프라인에도 일종의 모멘텀이다. 종근당은 이전에 두 건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2018년 '비아트리스(Viatris)'와 'CKD-11101(제품명: 네스벨)'의 완제품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6월에는 미국 아클립스테라퓨틱스와 그 자회사 아클립스투에 당뇨병 신약 '듀비에'를 수출했다. 다만 관련해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CKD-510'의 적응증인 샤르코마리투스병은 온몸의 근육이 위축돼 힘이 약해지고 손과 발에 변형이 생기는 희귀질환이다. 아직 약을 출시한 제약사는 없으며 프랑스 제약사 파넥스트(Pharnext)가 'PXT3003' 3상을 진행 중이다. 올해 안에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종근당은 임상 1상을 완료한 상태로 임상이 다소 늦어지는 모양새다. 다만 임상시험 과정에서 샤르코마리투스 외의 질환에서 효과를 본 만큼 노바티스에서는 후보물질을 발전시킬 다양한 방안을 고안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더 큰 성과가 날 것으로 내다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구개발(R&D) 투자 신약 파이프라인 개수가 전세계적으로 2만 여개에 달하는데, 그중 2000여개가 우리나라 것"이라며 "상당한 숫자의 신약 후보 물질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고무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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