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주요 경제국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 및 금리 인하 지연으로 내년에 경제 성장이 주춤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의 글로벌 거시 경제 조사 업체 '컨센서스 이코노믹스'(Consensus Economics)가 전 세계 경제연구소, 투자은행의 경제 전망치를 집계한 바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들은 오는 2024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2.1%로 예상한다. 이는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2.4%)를 밑도는 수치다.
경제 전문가들은 주요 경제국들의 금리 인상 기조에도 올해 경제는 나름 선방했다고 말한다.
씨티그룹의 네이선 시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경우) 서비스 수요는 크게 줄어들지 않았고, 노동 시장은 강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임금도 계속 상승했다"면서 미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 "경기 침체가 올 것이다. 그리고 경기 침체는 (내년 이후로) 나중에 올 것"이라고 말했다.
지연되고 있는 금리 인하 예상 시점도 내년 경제 성장 발목을 잡는다. 불과 몇 달 전만 하더라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중 금리 인하 피벗(pivot·정책 방향의 선회) 전망이 조심스레 제기됐지만 최근에는 0.25%포인트(p) 추가 인상설이 대두되고 있다.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들이 점치는 연준 피벗 시기는 내년 봄. 그러나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생각은 다르다. 미국이 올해 경기침체를 피할 것으로 여겨지면서 "연준이 완전히 인플레이션을 진압하기 위해 고금리 상태를 더욱 길게 유지할 것이다. 이는 내년에 둔화한 경제 성장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올해 독일을 제외한 유럽 경제도 우려했던 것보다 방어를 잘했다는 진단이 나오면서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이 당분간 고금리 상태를 용인할 전망이다.
ECB는 지난해 6월 마이너스(-) 0.5%였던 예금금리를 현재 3.75%까지 올렸다. 컨센서스 이코노믹스 집계에 따르면 ECB가 내년에 예금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영란은행은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0.5%p 더 올려 5.75%가 될 전망이 현재 우세한 상황인데 내년 하반기는 돼야 금리 인하 시점을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중국의 예상보다 부진한 경기 회복도 내년 세계 경제 성장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바클레이즈의 크리스천 켈러 경제 리서치 헤드는 중국의 경기 회복 부진과 성장 둔화는 "구조적인 문제"라면서 "내년 세계 경제의 방향은 꽤 명확하게 '둔화'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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