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간담회...ICT수요↓에도 미국·EU 수출 선방
정만기 부회장 "내년 거시경제수출 회복 제한적"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반도체 업황 악화 및 수출 둔화와 맞물려 중국의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무역수지 적자국 중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26일 한국무역협회는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무역현안 관련 제7차 언론 간담회'를 개최하고 수출동향 및 향후 전망 등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대중국 무역수지는 157억 달러 적자를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 39억달러 흑자와 비교해 196억 달러 악화됐다. 중국에 대한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사우디아라비아 무역수지 202억 달러 적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올해 대중국 무역수지가 큰 폭으로 적자를 낸 것은 반도체 수출 감소가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중국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13.3%에서 2022년 33.4%로 약 20%포인트 급증하며 반도체는 한국 대중국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됐다.
작년 4분기부터 다운텀에 진입한 반도체 산업은 반도체 기업들의 재고조정의 영향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하반기에도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최근 메모리반도체의 가격이 하락세를 멈추며 업황 개선이 기대되고 있지만, 연초 기대됐던 반도체 업황의 드라마틱한 회복까진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반면 미국과 유럽연합(EU) 수출은 글로벌 경기불확실성이 커지며 ICT 제품 수요가 급감한 상황 속에서도 자동차 이연수요에 따른 수출 증가 및 배터리, 차량용 반도체 수요 확대로 증가했다.
상반기 세계 ICT 제품 수입이 10% 내외로 감소하며 미국·EU의 한국 ICT 제품 수입도 각각 44.8%, 17.5%씩 급감했다. 반면 자동차, 배터리 완제품 및 소재, 차량용 시스템반도체(EU) 수입이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ICT 부문의 부진을 만회했다.
한편 10월 20일 기준 올해 전체 수출입은 수출은 4981억 달러, 수입은 5216억 달러로 234억달러 적자를 기록했고, 수출은 최근 12개월 연속 부진을 이어갔다.
정만기 무역협회 부회장은 수출 회복 시점에 대해 "내년 거시 수출 환경은 제한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스마트폰 등 IT 제품 수요 회복 여부가 단기적인 수출 회복세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도체 단가는 8월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방산업 회복 여부에 따라 빠르면 4분기부터 본격적인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