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양대노총 회계공시 '백기'… 尹정부 노동개혁 탄력

기사입력 : 2023년10월25일 10:53

최종수정 : 2023년10월26일 07:17

노동조합 회계공시 제도 양대노총 동참
파국으로 치달은 노정관계 개선 가능성
근로기간 개편 등 법·제도 개선 등 속도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한국노총·민주노총 등 양대노총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조합 회계공시 제도에 동참하기로 했다. 지난 1년간 노동조합 회계공시 제도를 놓고 '노조탄압', '노조 연좌제' 등을 외치 비판의 수위를 높였던 양대노총이 결국 '백기'를 든 것이다. 

양대노총의 회계공시 동참에 정부는 즉각 환영 의사를 밝혔다. 나아가 이번 양대노총의 회계공시 동참을 계기로 사회 전반의 회계 투명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는 점에 큰 의미를 뒀다. 그동안 파국으로 치달은 노정관계도 개선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게 됐다. 

◆ 버티던 양대노총, 정부의 회계공시 의무 수용

2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한국노총·민주노총 등 양대노총은 정부가 요구해 온 노동조합 회계 공시제도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양대노총 모두 이번 결정이 "노조 조합원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고 단서 조항을 달아 '제2의 공방전'도 예고된다.   

한국노총은 지난 23일" 개정 노조법과 소득세법 시행령에 따른 노조 회계공시 시스템에 회계 결산 결과를 등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산하 노조 조합원이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는 등의 피해를 보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며 "정부가 개정한 시행령에 동의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고 입장을 명확히 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9.13 pangbin@newspim.com

이어 하루 전 민주노총도 노조 회계 공시 시스템 동참을 수용하며 "민주노총의 방침과 결정에 따라 투쟁해온 조합원들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민주노총은 "윤석열 정부는 노조 회계 시비를 중단하고 노조 탄압과 노동개악을 중단하라"라며 "상급 단체가 있는 노조에 삼중, 사중으로 회계 공시의무를 부과해 노조의 단결을 억제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정된 노조법·소득세법 시행령은 모법이 위임하지 않은 내용을 노조에 강요해 위임입법 범위를 일탈한 것"이라면서 "부당한 노조법·소득세법의 개정을 추진하겠다"라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양대노총의 결정에 정부는 즉각 환영의 의사를 밝혔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노사법치를 기반으로 노사관계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동개혁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대 총연합단체의 참여를 통해 노동조합의 투명한 회계공시가 확산되면 조합원과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노동조합의 민주성과 자주성이 한층 더 높아지고,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투명성이 제고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1월 노동개혁의 일환으로 노동조합 회계 공시스템을 구축해 노동조합의 회계 투명성을 높인다는 큰 그림을 세웠다. 이를 위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개정 및 관련 규정의 재정비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속도를 높여 당초 정부 계획보다 두 달여 앞선 지난달 1일 노동조합 회계공시 시스템을 개통했다. 

개정안 등에 따라 조합원 수 1000인 이상 노동조합과 산하조직이 11월 30일까지 2022년도 결산결과를 공시하면, 해당 노동조합이 올해 10~12월 납부한 조합비의 15%에 대해 세액 공제 혜택을 준다. 다만 지난해 말 기준 조합원 수 1000인 미만인 단위노동조합(산하조직)은 회계 공시하지 않아도 그 상급단체가 모두 공시하면 조합비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회계를 공시한 노조는 36곳이다. 이중 1000인 이상 조합원을 둔 노조는 22곳으로 전체 공시한 노조의 약 61% 수준이다. 노동조합별로 따져보면 한국노총 계열 12곳, 민주노총 계열 2곳이다. 

회계 공시 의무를 지는 노조는 한국노총 가맹 노조와 산하 조직 303곳, 민주노총 가맹 노조와 산하 조직 249곳을 포함해 총 673곳이다. 

[서울=뉴스핌] 최승주 인턴기자 = 윤택근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이 20일 오전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노조활동 부당개입·노조탄압 규탄 민주노총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23.02.20 seungjoochoi@newspim.com

향후 정부는 교육, 홍보 등 관계부처와 협업해 노동조합 회계공시 제도가 현장에 차질 없이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고용부 고위관계자는 "아직까지 회계공시 시스템에 공시한 대규모 사업장이 많지는 않지만,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단위 노조 사업장에서 회계 공시가 불투명하다고 인식하면 상급 노조도 버틸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우리가 그동안 노조를 대상으로 여러 번 교육도 하기도 했지만, 처음 해보는 작업이 힘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정부, 1년간 지루한 신경전서 승기…노동개혁 '속도전'

노동조합 회계 공시스템은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의 마중물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양대노총의 백기로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양대노총은 정부의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 방침을 '노조 탄압'으로 규정하며 반발해 왔다. 공공운수노조 파업, 철도노조 총파업 등은 정부의 노조 탄압에 반대하는 대표적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지방고용노동청 5층 회의실에서 열린 노동개혁 추진 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고용부 실·국장, 8개 지방청장 등 주요 지방관서장이 참석했다. [사진=고용노동부] 2023.06.26 photo@newspim.com

하지만 이번 회계공시 동참으로 노조의 투쟁 의지도 한풀 꺾인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 한 관계자는 "정부가 양대노총의 약점을 잡아 1년간 지루하게 이어온 신경전에서 우위를 선점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더욱이 양대노총이 회계공시에 동참하면서 파국으로 치달은 노정관계가 대화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노동개혁 과제 중 하나인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과 임금격차 해소 방안도 연내 마련될지 주목된다. 

고용부 고위 관계자는 "장관께서 노사 법치가 노동개혁의 시작과 끝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런 차원에서 보면 이번 회계공시는 굉장히 의미 있는 것이고 노동개혁의 핵심인 노사 법치주의의 성공적인 핵심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 "우리 사회 전체의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도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양대노총 회계공시 동참으로) 노동개혁의 상당 부분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남아있는 근로시간 개편 등 법 제도 개선 등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js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