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두달 전 "김덕훈 내각 문란"
강도 높은 질책 받고 잔뜩 위축돼
"일단 재신임 받았을 가능성" 분석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 총리 김덕훈의 얼굴에 웃음이 다시 돌아왔다.
지난 8월 서해안 간석지의 제방이 무너진 현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김덕훈 내각이 더 극심하게 문란해졌다"는 호된 질책은 받은 뒤 잔뜩 움추려온 모습에서 벗어난 것이다.
김덕훈 북한 내각 총리가 황해북도 송림과 평남 순천 등지의 농장을 찾아 추수현장을 돌아봤다고 노동신문이 24일 전했다. 농장원들과 웃고 있는 김덕훈. [사진=노동신문] 2023.10.24 |
24일자 노동신문은 "내각 총리인 김덕훈 동지가 농업부문을 비롯하여 당이 제시한 올해 목표 점령을 위해 총매진하고 있는 인민경제 여러 부문 사업을 현지에서 요해했다"고 보도했다.
김덕훈은 황해북도 송림시와 봉산군, 황해남도 배천·벽성군, 평안남도 순천시 등의 추수 현장을 찾아 "당면한 낟알털기를 힘있게 다그쳐 올해 농사를 성과적으로 결속하는 것과 함께 영농물자 확보를 비롯하여 다음해 농사차비를 빈틈없이 갖출 것"을 지시한 것으로 신문은 전했다.
또 "해당 지역의 양정사업소들을 돌아보면서 인민생활 보장에서 중요한 몫을 맡고 있는 양정부문의 일군들과 근로자들이 알곡의 보관관리를 책임적으로 하고 가공공정을 현대화하는 등 국가적 조치들을 정확히 집행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농민들과 함께 이야기하면서 웃는 표정이 김덕훈 총리 사진을 실었다.
또 황해제철연합기업소를 찾아 생산라인의 근로자들과 함께 한 모습도 공개했다.
지난 9월 6일 북한 해군 동해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전술핵잠수함 진수식. 연설하는 김정은 옆으로 다른 간부들과 달리 다리를 모은 채 잔뜩 움추린 김덕훈 총리(붉은 원)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조선중앙통신] 2023.10.24 |
노동신문은 김덕훈의 직책을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이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이며 내각 총리"라고 전해 그의 권력 내 지위에 변화가 없음을 드러냈다.
통일부 당국자는 "총리직을 유지하면서 조직지도부의 검열은 받은 듯 한동안 매우 위축된 모습을 보여왔다"며 "일단 김정은의 재신임을 받은 것으로 보이지만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yj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