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숙 "일부 가결 설득하러 다녀...해당행위"
박찬대 "가결 여부보단 지속되고 누적된 부분 조치 필요"
비명계 반발...조응천 "양심에 따라 표결한 "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단식 중단 후 회복치료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당무 복귀가 임박한 가운데 '체포동의안 가결파'에 대한 징계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5일 민주당 국민응답센터 게시판을 보면 '공개적으로 가결을 표명한 해당행위 5인 이상민·김종민·이원욱·설훈·조응천에 대한 징계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5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 지도부 답변 성사 요건을 충족한 상태다. 지도부는 답변 기한인 청원 동의자 5만명 달성 후 30일 이내에 입장을 내놓을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08차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상정되고 있다. 2023.09.21 leehs@newspim.com |
이에 따라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이들이 윤리심판원에 넘겨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지도부의 상당수는 부결을 당론으로 정한 게 아닌 만큼 이탈표를 색출해 징계하긴 어려워도 당을 흔든 일부 의원들의 행동은 해당행위에 속한다고 보고 있다.
서은숙 최고위원은 전날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가결 자체에 대한 징계는 안 되지만 본인이 해당행위를 하신 분들이 너무 많다"며 "사실상 이 대표에 대한 탄핵이라거나 민주당은 분당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신 분들은 당원들이나 지지자들 입장에서 볼 때 용납이 안 된다"고 말했다.
서 최고위원은 "최고위에서 계속 당론 결정하자고 논의했는데도 원내지도부가 굉장히 미온적이고 부담스러워했다. 이미 의원총회에서 결의문까지 만들고 지도부가 요청했는데도 당론 결정이 되지 않았다"며 "오히려 당론으로 정하지 않아야 부결시킬 수 있다고까지 이야기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몇몇 의원들은 나서서 가결하라고 설득하러 다녔다. 이건 당헌당규에 위배된다. 명백한 해당행위"라고 꼬집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전날 통화에서 "개인적인 판단은 가급적 안 하려고 하고 있다"면서도 "최소한 (의원총회) 토론에서 본인들이 다수파를 형성하지 못하겠다는 판단이 들면 설득하든지 주장할 수 있다곤 본다. 근데 아무 말 안하고 있다가 뒤에서 (가결표를 던지는 건) 같은 당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전날 KBS라디오에서 "가결파에 참여했던 분들 또는 기권이라든가 무효표를 던진 분들도 최대한 추스를 때까지는 추슬러야 한다"면서도 "체포동의안 가결 전후에 꾸준히 민주당을 흔들어대고 지도부와 당대표를 내려오게끔 구체적인 행동을 했던 분들에 대해서는 해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나"라고 밝혔다.
박 최고위원은 "검찰과 국민의힘 표에 손을 얹은 행동이기 때문에 정말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이번에 큰 교훈으로 삼았으면 좋겠다"며 "단지 가결 여부 때문에 판단한다기보다는 오랫동안 지속되고 누적된 부분들에 대해서는 분명한 조치는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의왕=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백현동 개발 특혜 및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기각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7일 새벽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 2023.09.27 pangbin@newspim.com |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 문제와 관련해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당원들이 직접 제소할 경우 윤리심판원에서 다룰 수 있다"고 시사했다.
민주당 당규 7호는 윤리심판원의 징계 사유로 ▲당헌·당규에 위반하거나 당의 지시 또는 결정을 위반한 경우 ▲당의 강령이나 당론에 위반하는 경우 ▲윤리규범에 규정된 규율을 위반하는 경우 ▲허위사실유포로 당원을 모해하거나 허위사실 또는 기타 모욕적 언행으로 당원 간의 단합을 해하는 경우 ▲당의 기밀을 누설하는 경우 ▲당무에 중대한 방해 행위를 행하는 경우 ▲당의 품위를 훼손하는 경우 ▲당헌 제84조에 따라 선거부정 및 경선불복에 해당하는 경우 등을 정하고 있다.
윤리심판원의 결정에 따라 ▲제명 ▲당원자격정지 ▲경고 등의 조치를 받게 된다.
다만 당 지도부는 아직 관련 논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 관계자도 "윤리심판원에 아직 징계안이 따로 가있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비명계 의원들은 무기명 투표로 징계를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이재명 사당화가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며 "당론으로 정한 바 없는 자유투표를 가지고 양심에 따라 표결한 걸 가지고 어떻게 징계할 것인가"라고 반박했다.
조 의원은 헌법과 국회법에 명시된 국회의원은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하고 투표한다는 규정을 언급하며 "당헌·당규가 헌법이나 법률보다 우위에 있는가. 만약 징계를 내린다면 징계 효력 무효 가처분 신청을 내면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가결파 축출을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소탐대실해서 찬성표를 던진 분들은 진짜 양심에 털 난 사람들"이라면서도 "통합, 강한 민주당, 윤석열 독주 정권에 대항해 투쟁하는 정당을 위해선 색출·축출이 아니라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원장은 "앞으로 4~5개월 있으면 공천 절차가 남아있다. 민주당 공천은 권리당원 50%, 국민 50%다. 당원과 국민에게 맡겨보자"며 "그분들이 잘못했다고 하면 당원과 국민이 솎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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