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발전, 첨단성 AI쪽...美 견제 강화 불가피"
삼성·하이닉스 HBM 생산...HBM3는 이미 中수출통제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미국이 중국 반도체 기술 통제와 관련해 AI반도체 통제 수위를 높일 것이란 외신 보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4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은 조만간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반도체 장비와 AI용 반도체에 대한 추가규제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에선 AI용 반도체 수출 규제에 있어 허점을 막는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도체와 미국, 중국 국기 일러스트 이미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
현재 AI반도체 시장에서 절대적 점유율을 차지하는 곳은 미국 기업 엔비디아다. AI 연산에서 필수적인 반도체는 그래픽처리장치(GPU·Graphics Processing Unit)인데, AI용 GPU 시장에서 엔비디아 점유율은 90%가 넘는다. 여기에 또 다른 미국기업 AMD가 엔비디아가 장악한 AI용 반도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미 미국 상무부의 대중국 수출통제에 따라 고성능 반도체 A100과 H100 수출이 금지됐고, 기존 A100보다 성능을 낮춘 A800을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AI용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할 경우, A800과 같은 저사양 AI반도체 수출도 금지될 것으로 보인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미국의 첨단 반도체 부문의 규제는 이미 시작됐고, 기술 발전이나 첨단성에 있어 AI 쪽이 높다보니 미국 입장에선 견제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 중엔 AI 반도체를 시장에서 경쟁력 있게 만드는 기업이 없으니, 미국의 규제 강화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하고 있는 AI반도체 관련 제품은 고대역폭메모리(HBM·High Bandwidth Memory)다. HBM은 D램 칩을 고층건물처럼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저장용량을 증가시키고, 데이터 전송 속도와 양을 빠르게 한 고성능 D램이다. AI 시장 확대와 맞물려 엔비디아, AMD 등의 기업들이 HBM에 대한 주문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HBM 시장에서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제품은 HBM3로 SK하이닉스는 지난 2021년 세계 최초로 HBM3를 개발할 뒤 지난해 6월에는 양산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부터 엔비디아에 HBM3를 납품할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AI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하면 (통제 대상이 되는)AI반도체 관련 제품군을 더 늘리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이미 HBM3는 중국 수출 제한 품목인 H100에만 들어가는 제품인 만큼 미국이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더라도 우리나라 기업들이 큰 영향을 받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