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 단가 kWh당 6.4원…LNG 32배 비싸
한전 적자 가중…원전비중 늘려 요금부담 줄여야
[세종=뉴스핌] 최영수 이태성 기자 = 지난해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전기요금을 비롯한 국내 에너지 가격도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원전은 전기요금 인상을 최소화하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발전비중이 가장 많은 석탄과 비교하면 원전의 발전단가가 17배나 저렴하기 때문이다.
원전 비중이 줄어들수록 전기요금 부담이 커지고 소비자들은 이른바 '폭탄요금'을 부담해야 하는 구조다.
◆ 석탄 발전단가 원전보다 17배 비싸…원전 경제성 매우 높아
우선 발전단가를 비교해 보자. 원전의 경제성과 효율성은 다른 에너지원이 따라오기 힘든 수준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원자력 발전의 연료비 단가는 kWh당 6.4원으로 무연탄(107원), 유연탄(110.2원), 액화천연가스(LNG, 204.7원), 유류(352원) 중 가장 저렴하다(그래프 참고).
전문가들은 원자력 발전은 발전단가가 저렴한 경제적인 에너지원이며 요금 인상을 억제할 실질적인 대안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균형잡힌 에너지 믹스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며 "원전 비중이 늘면 전기요금이 저렴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노동석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원전소통지원센터장은 "원전 폐로 비용이나 사용후핵연료 처리 비용을 반영하면 경제적이지 않다는 주장도 있지만, 사실은 원자력발전 원가에 이미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 국제유가 상승에 전기요금 부담 가중…원전 비중 늘려야
한국전력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기요금은 지난해 2분기 이후 다섯 차례에 걸쳐 킬로와트시(kWh)당 40.4원 인상됐다.
이러한 요금인상은 지난 여름과 겨울 서민 경제를 강타한 '냉·난방비 폭탄'으로 이어졌다. 급격히 오른 전기요금에 놀란 시민들이 부과된 요금 고지서를 온라인에 인증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기요금이 최근 급격히 증가한 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전은 앞선 다섯 차례의 요금인상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까지 '역마진'의 늪에 빠져 있었다. 전력 구입단가보다 판매단가가 저렴해 팔수록 손해 보는 영업을 이어온 것이다.
문제는 전기요금이 이처럼 큰 폭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전력 사용량에 눈에 띄는 변화가 생기진 않았다는 점이다. 여름과 겨울철 최대 전력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그래프 참고).
최근 이상기후로 인해 냉난방 수요가 증가한 데다 기술 개발에 따른 산업용 전력 사용량도 늘어날 전망이다. 발전단가가 저렴한 원전 비중을 늘리는 것만이 전기요금 인상을 최소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게 중론이다.
전력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를 팔수록 손해 보는 비정상적인 가격구조에서 한전의 적자가 심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발전단가가 훨씬 저렴한 원전 비중을 늘리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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