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동포 아픔 다시는 외면하지 않을 것"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추석 명절을 맞아 히로시마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들과 만나 "한일 관계를 더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우리 동포를 잘 살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정부가 여러분을 모시기까지 7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라며 "너무 늦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린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원폭 피해 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원폭 피해 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2023.09.29 photo@newspim.com |
윤 대통령은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을 여러분과 함께 맞이하게 돼 정말 기쁘다"라며 "지난 5월 히로시마에서 동포 여러분을 추석에는 고국으로 모시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고 운을 뗐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히로시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들과 만나 이같은 약속을 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수만 명의 한국인들이 원폭 피해로 생명과 삶의 터전을 잃었다. 식민지 시절, 타향살이를 하며 입은 피해였기에 그 슬픔과 고통이 더욱 컸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오래도록 불편했던 한일 관계가 여러분의 삶을 힘들게 했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라며 "정부는 동포 여러분의 아픔을 다시는 외면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방한이 그동안 여러분이 겪은 슬픔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또 "지난 5월 히로시마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참배했다"라며 "이역만리 타향에서 전쟁의 참화를 겪은 원폭 희생자를 추모하고,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함께 열어갈 것을 다짐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 가치를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인 일본과 협력하면서 역내, 그리고 세계 평화와 번영을 증진해 나갈 것"이라며 "여러분의 아픔과 희생에 대한 위로는 오늘의 이 자리로만 그치지 않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원폭 피해 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기념촬영후 참석자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대통령실] 2023.09.29 photo@newspim.com |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에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을 통해 여러분과 후손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추석을 맞아 전통 음식과 공연을 준비했다. 오랜만에 고국에서 한가위 명절을 즐기는 그런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한국에 계시는 동안 고향의 가을 정취도 즐겨 보시길 바란다. 일본에서 이렇게 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