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 해설서' 배포
상황별 구체적인 생활지도 안내…"아동학대 면책"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수업 중 졸거나 엎드려 잠을 자는 행위에 대해 생활지도가 가능한가요?", "정당한 지시와 부당한 지시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흡연 정황이 신고됐을 때 해당 학생을 대상으로 물품 조사를 할 수 있나요?"
교육부는 27일 이 같은 내용의 답변을 담은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 해설서를 교육 현장에 안내했다고 밝혔다.
故 서이초 교사의 '49재 추모제' 일인 4일 교사가 근무했던 교실에 근조화환이 놓여져 있고 칠판에 추모 메시지가 적혀있다. [사진=뉴스핌 DB] |
이번 해설서는 지난 1일부터 시행되는 '학생 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에 근거한 상황별 생활지도 사례를 포함한다. 학부모 등 학생 보호자와 지도 교원이 '정당한 생활지도'를 두고 엇갈린 판단을 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교원의 지도요령을 명확히 하고 상황에 따른 질문과 답변도 정리했다.
해설서에 따르면 교육부는 수업 중 졸거나 엎드려 잠을 자는 행위에 대한 생활지도를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학생이 수업 중 졸거나 엎드려 잠을 자는 행위는 비록 적극적으로 수업을 방해하는 행위가 아니더라도 교실의 면학 분위기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지도할 수 있다.
학생이 원치 않는 경우에도 진학 관련 생활지도를 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교원은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학생에게 강요하면 안 된다.
흡연 정황이 신고됐다면 물품 조사도 가능하다. 가위, 칼과 같은 학용품을 위험하게 사용하는 경우 먼저 학생에게 주의를 주고 그 이후에도 위험한 행동을 한다면 분리보관이 가능하다.
학생을 훈육할 때 제시된 단계인 조언, 상담, 주의를 당일 순차적으로 할 필요는 없다. 사전에 조언과 상담, 주의 조치가 시행됐다면 문제 행동 발생 시 즉각 훈육을 시행해도 된다.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치는 등의 긴급한 경우에는 곧바로 물리적 제지를 할 수 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8월 1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원의 학생생활지도 고시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교육부제공] |
학생 분리 조치 시 지정 위치에 이미 다른 학생이 있는 경우 교원의 판단으로 다른 위치를 지정해 분리 가능하다. 학생이 교실 내 분리를 거부하거나 분리 후에도 문제 행동을 반복하면 교실 밖 지정 장소 또는 수업 이외 시간에 교무실, 특별활동실 등 특정 장소로도 분리할 수 있다.
학생이 분리를 거부하거나 분리 후에도 지속해서 교육활동을 방해한다면 학교장은 보호자에게 인계 요청이 가능하다. 학부모가 반복적으로 인계를 거부한다면 의도적인 교육활동 방해로 보고 공무집행방해죄 적용도 된다.
과제 부여와 관련한 지시 사항에서는 정당한 지시와 부당한 지시에 관해서는 판단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교육부는 형식적으로는 교칙 등에 언급 여부로 판단할 수 있다면서도 학생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의 목적은 단순히 교사의 말을 잘 듣는 학생을 기르는 것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수업 중 잡담이나 장난 중단, 불쾌한 언어 사용 중지, 관련 없는 질문 중지, 시간 내 과제를 다 하지 못한 경우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을 활용해 과제를 완료하도록 하는 지시는 허용된다.
이번 해설서는 교육부와 '이화여자대학교 학교폭력예방 연구소'가 함께 제작했다. 교육부는 이후에도 현장 의견을 반영해 해설서를 지속해서 보완하겠다고 전했다.
chogiza@newspim.com